인도 '코로나 쓰나미'로 모디 총리, 민심에 버림받나

조소영 기자 2021. 4. 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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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가 재앙을 만들었다' 해시태그로 공격받아
한편에선 "모디 향한 지지, 구세주 보는 것과 같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인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폭증으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궁지에 몰리는 분위기다.

무섭게 번지는 코로나19로 인도의 수도 뉴델리와 경제수도 뭄바이는 폐쇄됐으며 거리에서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만 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24일 집계된 인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34만여 명이다. 이는 사흘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 수 3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당초 인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종식에 자신감을 보였었다.

힌두교 최대 축제 '쿰브멜라' 등 종교 축제를 개최한 것은 물론 5개 주에 대한 선거 일정까지 발표했다.

BBC에 따르면 3월27일부터 한 달 이상 실시된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없이 시작됐다.

아울러 인도 크리켓 리그도 재개됐는데, 대다수 관중들은 관람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인도 정부는 대유행을 가라앉히기 위해 5월1일부터 18세 이상의 모든 성인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고 외국산 백신을 적극 들여오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고 모디 총리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인도 오디샤 주의 지역사회 활동가인 판차난 마하라나는 "이 중요한 시기에 모디 총리는 코로나19에 대항하지 않고 투표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디 총리의 정책을 지지했지만 이제는 지지할 대안 정당을 찾으려 한다"며 "모디 총리는 말을 멈추고 국민의 생명과 생계를 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모디 총리가 대국민 연설을 했을 땐 '산소가 아니라 연설을 중단하라'(Stop the speech, not the oxygen)는 뜻의 힌디어 해시태그가 10만8000회 이상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의료용 산소가 부족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외 '모디는 재앙을 만들었다'(ModiMadeDisaster), '모디는 사임하라'(ModiResign)와 같은 해시태그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모디 총리가 이번 일로 정치적 입지를 완전히 잃게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염병이 소강 상태였던 지난 1월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그에 대한 지지는 74%로, 지난해 8월의 78%에 비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인상적으로 높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의 지지자들은 코로나19보다 모디 총리가 이슬람교와의 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것을 더 우선으로 삼고 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아요디아에 힌두교 사원을 짓는 것, 인도에서 유일한 이슬람교 다수 지역인 잠무-카슈미르주에 대한 헌법상 특별 지위를 폐지하는 것과 같은 일들이다. 힌두교도들은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한다.

모디 총리는 일련의 일들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고비드 쿠마르는 "신전 건축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왜 힌두교도들이 우리 땅에 신전을 지을 수 없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도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데 왜 모디 총리 탓만 하느냐"고 덧붙였다.

일부 논평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는 인도 전반에 널리 퍼진 것으로, 모디 총리에 대한 지지가 정치적인 것을 넘어서 메시아적 인물(구세주)을 지지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인도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센터(CPR)의 아심 알리는 지난 1일 "브랜드 모디는 기존의 정치 경쟁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치적 성층권으로 빠져나간 것 같다"고 글을 쓰기도 했다.

모디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로 얼마나 정치적 충격을 받았을지 여부는 내달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개 주에 대한 선거 결과는 5월2일에 발표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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