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바람직한 암호화폐 규제책

유회경 기자 2021. 4. 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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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한 암호화폐 아로와나토큰(ARW)은 오후 2시 30분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 1분 5만3800원까지 올랐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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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경제부 부장

지난 20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한 암호화폐 아로와나토큰(ARW)은 오후 2시 30분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 1분 5만3800원까지 올랐다. 불과 30분 만에 상장가 대비 10만7500% 상승한 셈이다. 암호화폐 특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 통칭)을 둘러싼 작금의 ‘비이성적 과열’현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도지코인 인기 역시 암호화폐 투자 광풍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에 의해 당시 인터넷상에서 인기 있던 시바견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도지코인의 차별화 포인트는 재미다. 많은 사람이 이 재미에 함께 하고 싶어 할수록 도지코인 가격은 높아지고 이는 더욱 큰 재미로 이어지는 구조다. 재밌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 암호화폐 거품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말을 그대로 따온다면 암호화폐는 내재 가치가 없고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만일 가격 하락 추세에 한번 접어들면 그 추락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이성적인’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대부분 이를 숙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암호화폐를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암호화폐이자 암호화폐의 대명사인 비트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 속에서 탄생했다. 키프로스, 아르헨티나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 법정화폐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이에 반비례해 비트코인 수요가 커지는 현상은 당초 비트코인 발행 목적에 많은 부분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알트코인은 차치하고 비트코인은 유동성,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유용한 구석이 아예 없지는 않다. 팔고 싶을 때 언제든지 사줄 수 있는 구매자가 있는 데다 정치·경제적 상황과 분리된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말이다.

더욱이 1990년대 말 인터넷기업(닷컴) 붐 초기처럼 암호화폐 기술이 초기 단계라 기술 진화 가능성을 초장부터 아예 막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광장과 타워’에서 역사를 네트워크(광장)와 위계제(타워) 간 상호작용으로 규정하고 비트코인을 21세기에 등장한 네트워크의 대표 사례로 꼽고 있다. 주류(각국 금융 당국과 중앙은행) 눈에는 여전히 마뜩잖은 비주류지만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처럼 점차 주류에 편입되는 모습도 보여줬다. 단속 일변도의 한국과 달리 최근 혁신 장벽 철폐법 제정을 통해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이 중심이 된 암호화폐 규제 관련 실무그룹 설립과 1년 기한의 보고서 작성 과제 부여 등을 통해 암호화폐 규제 논의를 차분히 진행하는 미국 정치 문화 저력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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