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탈환' 나마유나스, 한 방이면 충분했다

양형석 입력 2021. 4. 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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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5일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에서 장웨일리 KO로 꺾고 챔피언 재등극

[양형석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13개월 동안 무관중으로 대회를 진행하던 UFC는 25일(이하 한국시각)에 열린 UFC 261 대회에 1만50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메인이벤트로 열린 웰터급 타이틀전에서는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이 2라운드 1분2초 만에 도전자 호르헤 마스비달을 KO로 제압했다. 이로써 우스만은 작년 여름부터 이어진 마스비달과의 라이벌 관계를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여성 플라이급의 최강자 발렌티나 셰브첸코는 제시카 안드라데와의 5차 방어전에서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확인하며 2라운드3분19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전 스트로급 챔피언 안드라데의 도전을 가볍게 뿌리친 셰브첸코는 플라이급에서 적수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부터 셰브첸코에게 패배를 안긴 상대는 현존하는 최고의 여성 파이터로 꼽히는 '암사자' 아만다 누네즈(여성 페더급,밴텀급 챔피언)밖에 없다.

이처럼 웰터급 타이틀전과 여성 플라이급 타이틀전은 챔피언의 위엄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코메인이벤트로 열렸던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변이 벌어지면서 격투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변의 주인공은 바로 챔피언 장웨일리를 1분18초 만에 강력한 하이킥에 이은 파운딩으로 제압하며 3년 5개월 만에 챔피언 벨트를 되찾은 '이변의 아이콘' 로즈 나마유나스다.
 
 나마유나스(오른쪽)는 경기 초반 강력한 하이킥 한 방으로 장웨일리를 쓰러트렸다.
ⓒ UFC
 
무적의 챔피언 꺾고 이변의 주인공이 된 나마유나스

지난 2012년 UFC에 여성 디비전이 신설됐을 때 체급은 오로지 밴텀급(-61.2kg) 밖에 없었다. 이에 해당되지 못하는 선수들은 인빅타FC 등 여러 체급이 있는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거나 억지로 밴텀급으로 체중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2014년 UFC가 선수 육성 프로그램 TUF 시즌20의 토너먼트를 통해 여성 스트로급(-52.2kg)을 신설한다고 했을 때 스트로급의 좋은 선수들이 대거 UFC로 몰린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인빅타FC에서 2승1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던 나마유나스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2013년에 데뷔해 프로 경력이 3전에 불과했던 나마유나스는 16강부터 파죽의 3연속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나마유나스는 스트로급 초대 챔피언 벨트를 걸고 벌인 칼라 에스파르자와의 결승전에서 3라운드 서브미션으로 패하며 벨트를 얻기 위한 첫 번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2015년 10월 안젤라 힐을 서브미션으로 제압한 나마유나스는 두 달 후 UFC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던 파이터 페이지 반젠트를 상대로 생애 첫 메인이벤트 경기를 치렀다. 화려한 경기스타일로 인기를 끌던 반젠트는 나마유나스를 제물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마유나스는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반젠트를 압도하며 5라운드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거뒀다(반젠트는 작년 7월을 끝으로 UFC를 떠났다).

2016년 7월 카롤리나 코왈키비츠를 상대로 접전 끝에 1-2로 판정패한 나마유나스는 2017년 4월 미셸 워터슨을 서브미션으로 제압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 사이 에스파르자를 꺾고 스트로급 2대 챔피언에 오른 새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은 챔피언 등극 후 5차 방어까지 성공하며 스트로급을 평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예드제칙의 6차 방어전 상대가 나마유나스로 결정됐을 때도 얘드제칙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예드제칙의 승리를 예상하는 근거는 스트로급 초대 챔피언 에스파르자였다. 나마유나스는 TUF 20 피날레에서 에스파르자에게 3라운드 서브미션으로 패한 반면에 예드제칙은 에스차르자를 2라운드 KO로 가볍게 제압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결과는 격투팬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나왔다. 나마유나스는 초반부터 뛰어난 거리 조절과 정확한 카운트 펀치로 1라운드 3분3초 만에 KO로 승리하며 스트로급 타이틀을 차지했다. 

1라운드 초반 하이킥 한 방에 타이틀 탈환

나마유나스가 예드제칙을 꺾고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에 등극하자 UFC에서는 곧바로 두 선수의 재대결을 성사시켰다. 예드제칙은 3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타이틀을 5번이나 방어했던 선수기 때문에 곧바로 설욕전을 가질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재대결에서도 예드제칙이 원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나마유나스는 빠른 스텝과 뛰어난 거리싸움을 바탕으로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 예드제칙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나마유나스는 2019년 5월에 열린 2차 방어전에서 브라질의 안드라데를 만나 파워에서 크게 밀리다가 안드라데의 강력한 슬램을 맞고 그대로 실신하며 타이틀을 빼앗겼다. 작년 코로나19로 가족 2명을 잃은 나마유나스는 슬픔을 극복하고 7월 안드라데와 재대결을 가졌다(당시 안드라데는 장웨일리에게 패해 타이틀을 잃은 상황이었다). 나마유나스는 접전 끝에 안드라데를 스플릿 판정으로 꺾고 건재를 과시했다.

2019년 8월 안드라데를 42초 KO로 꺾고 최초의 UFC 동양인 챔피언에 등극한 장웨일리는 작년 3월 예드제칙과의 1차 방어전에서 엄청난 명승부를 펼치며 스플릿 판정승을 거뒀다. 그리고 UFC261에서 장웨일리의 2차 방어전 상대로 나마유나스가 낙점됐다. 대부분의 격투팬들과 현지도박사, 현역 선수들은 하나 같이 챔피언 장웨일리의 낙승을 전망했다. 나마유나스가 얼마나 이변을 잘 연출하는 파이터인지 간과하고 있던 것이다.

나마유나스는 1라운드 초반 왼발 로우킥을 뻗으며 장웨일리의 하체를 공략했다. 나마유나스의 거리싸움을 신경 쓰던 장웨일리도 하체방어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마유나스는 그 틈을 타 강력한 왼발 하이킥을 장웨일리의 턱에 적중시켰고 쓰러진 장웨일리의 안면에 파운딩을 적중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가 끝난 후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 했던 나마유나스는 챔피언 벨트가 자신의 허리에 차여지는 순간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한편 메인카드 2번째 경기로 열렸던 유라이어 홀과 크리스 와이드먼의 미들급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17초 만에 로우킥을 시도하던 와이드먼의 오른쪽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13년 12월 앤더슨 실바와의 경기에서 실바의 다리가 부러지는 장면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했던 와이드먼은 7년 4개월 만에 본인이 같은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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