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취임 100일 맞는 바이든의 속도전
바이든, 국정 개혁 강드라이브
文대통령의 '줄타기 외교' 한계
내달 정상회담서 승부 걸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 경력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에는 법사위원장과 외교위원장을 지냈고, 대체로 온건파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중도 노선을 줄곧 견지해 승리했다. 대선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을 사회주의자로 규정하고, 민주당을 공산주의 세력과 결탁한 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그런 공격에 “내가 정치인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보라”고 일축했다.
미국은 당장 내년 말에 중간선거를 한다.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서는 전통적으로 집권당이 패배한다. 바이든은 중간선거 이후 여소야대 정국 구도가 되면 의회의 발목잡기로 자신의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취임 100일 이내에 국정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한 뒤 중간선거 전에 이를 해치우려 한다.
그는 우선 부익부빈익빈의 만성적인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려 든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부자들의 돈을 뜯어내 저소득층이 기회의 사다리를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미국에서 무상 의무교육은 유치원 1년과 초·중·고교 과정 12년 등 13년 동안 이뤄진다. 바이든 정부는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인 3세부터 4세까지 2년 동안 보육원이나 유아원을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한 뒤 기존의 13년 무상 의무교육에 이어 커뮤니티 칼리지 2년까지 합해 ‘17년 무상교육’을 제안할 계획이다.
바이든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해소를 위해 1조9000억달러(약 214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한 데 이어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 및 일자리 창출안을 내놓았다. 그는 인프라 구축 예산안이 의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다시 1조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안’을 추진한다. 여기에 들어갈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 카드를 꺼냈다. 법인세율은 21%에서 28%로 올리고, 연 소득 40만달러(약 4억47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 세율을 현행 37%에서 39.6%로 올리려 한다. 또 1년 이상 보유한 자산에 대한 자본이득이 100만달러 이상인 개인에 대한 최고 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올리려 한다.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산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이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바이든 정부는 부유층의 상속세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대외정책 분야에서 동맹 강화와 중국 포위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쿼드’가 그 핵심이다. 바이든은 특히 일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이 냉전시대에 소련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최고 우방국은 영국이었다. 이제 중국이 최대 라이벌로 등장한 상황에서 미국의 최고 우방국은 일본이다. 쿼드를 강화하는 큰 그림 속에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책이 들어 있다.
외교는 타이밍이다. 바이든의 속도전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속도전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대미 외교의 성패가 달려 있다. 1년 뒤에 퇴임하는 문 대통령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바이든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한국의 국익과 조화를 이루도록 비장의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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