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여왕' 박민지, 현역 최다승 장하나 울렸다
2차 연장 접전 끝, 투어 5승 수확
"보너스라 생각하고 자신있게 쳐"
[경향신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현역 최다승(13승) 기록을 갖고 있는 장하나(29)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답게 자신감이 넘쳤다. 투어 최다 신기록인 자신의 34번째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였다. 장하나는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두를 달리던 후반 티샷을 앞두고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도 TV 중계화면에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고, 그 기회를 ‘연장전의 여왕’ 박민지(23)가 놓치지 않았다.
박민지는 25일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클럽(파72·681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장하나와의 2차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1타 차 공동 3위로 최종일을 맞은 박민지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장하나와 동타를 만든 뒤 연장에 돌입, 뒷심을 발휘하며 정상에 올랐다. 한때 3타 차까지 벌어진 열세를 극복한 박민지의 KL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이 가운데 3승이 연장 승부 끝에 올린 승수다. 박민지는 우승 상금으로 1억4400만원을 받았다.
17번 홀(파3)에서 5번 아이언으로 홀에 바로 붙인 버디를 잡은 게 역전의 발판이 됐다. 장하나와 거리를 다시 1타 차로 좁히는 버디였다. 장하나의 난조가 이어졌다. 장하나는 18번 홀(파4)에서 그린을 노린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빗나갔다. 어프로치샷마저 스핀이 너무 걸린 탓에 예상보다 빨리 멈춰섰다. 결국 파퍼트에 실패하면서 박민지와 연장 승부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장하나 멘털이 흔들렸다. 반대로 마음을 비우고 기다렸던 박민지는 차분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는 나란히 약 10m 거리의 오르막 퍼트를 남긴 가운데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같은 홀에서 열린 2차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장하나의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지나 떨어졌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어 시도한 어프로치샷은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면서 짧게 떨어졌다. 장하나는 6m 파퍼트를 실패하며 보기에 그쳤다. 박민지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침착하게 2퍼트로 마무리하며 환호했다.
박민지는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장)하나 언니의 우승을 축하할 준비하고 있었다”며 “연장을 앞두고 ‘연장은 보너스라고 생각하자’는 캐디의 말에 자신 있게 쳤던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한 장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줄곧 선두를 지키며 막판 실수로 통산 14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세청장 후보자 처가일가, 매출 8000억원대 가족기업 운영···“이해충돌 소지”
- 성폭행·고문·장기 적출 위험에 노출된 사하라 사막 난민들
- [국대 감독선임 막전막후] 돌고 돌아 홍명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 ‘난 태국인이야’ 블랙핑크 리사의 진화···K팝 스타에서 팝스타로
- 검찰, 김건희·최재영 면담 일정 조율한 대통령실 ‘여사팀’ 행정관 소환조사
- 연판장 사태로 번진 ‘김건희 문자’···“김 여사 전대 개입” 역풍 전망도
- [단독] 지역 농·축협 공동대출 연체율 6배 급증…부동산 한파에 건전성 ‘비상’
- ‘수상한 현금 뭉치’ 울산 아파트 화단서 수천만원 돈다발 잇따라 발견
- 한동훈 “사적 통로 아닌 공적으로 사과 요구했다고 연판장? 그냥 하라”
- 대낮에 길거리에서 둔기로 60대 어머니 폭행한 30대 아들 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