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이어 토성 위성에도 무인헬기 '잠자리' 띄운다

이정호 기자 2021. 4. 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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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2027년 발사 목표 개발 중
임무 기간 175km 장거리 비행 계획

[경향신문]

토성 위성 타이탄의 하늘을 비행 중인 무인헬기 ‘드래건플라이’의 상상도. 미국 존스홉킨스대 제공

지난주 화성에서 소형 무인헬기 ‘인저뉴어티’가 인류 최초로 지구 외 천체의 하늘을 비행한 가운데 토성 위성 타이탄을 향해 발사될 또 다른 무인헬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타이탄 하늘을 가를 ‘드래건플라이’(잠자리)는 175㎞에 이르는 장거리 비행을 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우주 비행기’ 시대의 개막을 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드래건플라이는 2027년 발사돼 태양에서 14억㎞ 떨어진 타이탄에 2034년쯤 도착한다. 드래건플라이의 가장 큰 특징은 무겁고 크다는 것이다. 화성 무인기 인저뉴어티가 무게 1.8㎏인 데 비해 드래건플라이는 420㎏이다. 덩치도 인저뉴어티는 사람이 두 팔로 감싸 안을 정도로 작지만, 드래건플라이는 경차만큼 크다. 회전날개도 인저뉴어티는 2개, 드래건플라이는 8개다.

타이탄에서 육중한 무인기가 뜰 수 있는 건 대기와 중력 조건 때문이다. 주로 질소로 이뤄진 타이탄의 대기는 밀도가 지구의 4배다. 하지만 중력은 14%이다.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회전날개가 휘저을 기체는 충분한데 무인헬기를 땅으로 잡아끄는 힘은 지구보다 약하다”며 “무인헬기가 공중에 쉽게 뜰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드래건플라이는 3년에 조금 못 미치는 임무 기간에 175㎞를 비행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인저뉴어티는 앞으로 예정된 모든 비행 반경이 수십m를 넘지 않는다. 과학탐사 없이 화성에서 비행이 가능한지 타진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비행 성능과 커다란 덩치를 기초로 과학장비를 다량 탑재할 드래건플라이와는 다른 것이다. 심 선임연구원은 “타이탄에선 탄화수소 등 생명체 구성에 활용될 수 있는 유기물이 대기에 많이 떠 있기 때문에 하늘을 나는 탐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래건플라이에는 채취한 표본을 생물학적·화학적으로 규명할 질량 분광계 등 장비가 실린다. 원시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타이탄에서 드래건플라이가 어떤 발견을 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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