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받았다고 식물인간 치료비 중단"..누구 위한 산재보험?
[앵커]
업무 중 사고를 당해 다친 경우, 다시 말해 산업재해가 인정된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이 치료비를 지급하죠.
산재 피해자와 가족들이 치료와 생활을 함께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급하는 건데, 산재로 식물인간이 됐는데도 치료비 지급을 중단한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이유는 합당한지,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토바이가 한 대가 교차로에 진입하는 순간,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차량이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배달을 가던 40대 박모 씨는 벌써 7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습니다.
산재가 인정돼 그나마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갑자기 치료비 지급이 중단됐습니다.
[이OO/환자 보호자 : "산재가 돼서 병원비라도 받고 해야 되는데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잖아요. 혼자 애들을 키우는 것도 그렇고... 그런 게 힘들죠."]
퇴근길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A씨 가족도 마찬가집니다.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요양급여 지급 중단을 통보해왔습니다.
[A환자 보호자 : "24시간 간병인의 도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에요. 개호비(간병비)를 받은 거에 대해서 요양급여 정지처분을 한다고..."]
모두, 환자가 다른 보험이나 공제회를 통해 간병비를 받았다는 게 치료비를 끊은 이윱니다.
치료비와 간병비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 '중복지급'이라는 게 공단 측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지급된 치료비까지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재보험법에는 치료비와 간병비가 별도의 항목으로 규정돼있고, 지급 신청도 각각 따로 하게 돼 있습니다.
산재환자 가족들은 "치료비는 병원에, 간병비는 간병인에게 주는 돈인데 어떻게 중복되느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A환자 보호자 : "산재처리를 잘 한 건가 그런 의문점이 드는 거예요. 개호비는 우리 아이가 생존시까지 써야될 간병비입니다."]
[한문철/변호사 : "이미 법원에서 '전혀 별개다' 그런 취지의 판결이 있었는데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안 되면 말고 못 먹는 거 찔러나 본다' 그런 측면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산재환자 측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치료비를 계속 지급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탭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 진수아
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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