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분쟁·규제에 정부 리더십 실종으로 신음하는 기업

2021. 4. 2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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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이 격화하는 미중분쟁과 발목 잡는 규제로 이중고에 빠져 있다.

우리 수출시장의 4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상호 견제로 인해 우리 수출과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반도체 공장 짓는데 7년이나 소요되는 등 규제 덫에 갇혀 있다.

경쟁국들은 정부가 나서서 외국기업까지 끌어들이려 혈안인데 우리는 밖에서는 통상으로 지원도 제대로 못하고 안에서는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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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이 격화하는 미중분쟁과 발목 잡는 규제로 이중고에 빠져 있다. 우리 수출시장의 4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상호 견제로 인해 우리 수출과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반도체 공장 짓는데 7년이나 소요되는 등 규제 덫에 갇혀 있다. 안보통상 외교로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해줘야 할 정부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기업들은 갑갑하기만 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미국·중국·EU(유럽연합) 등 주요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301개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통상환경 대응상황과 과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86%가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가장 부담되는 통상 이슈로 미중갈등, 환경기준과 비관세장벽 강화 등을 꼽았다. 코로나 이후 산업재편 대응을 위해 미국 중국 EU 일본은 모두 자국이 핵심적 역할을 하는 밸류체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소위 '전략적 모호성' 정책으로 기업들에게 확실한 신호를 주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니 삼성, SK, 현대, LG 등 선도 기업들이 민간 리더십으로 활로를 뚫어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겠는가.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와 배터리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의 제조업을 재활성하겠다"며 반도체에 향후 50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밝히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공장 설립을 재촉했다. 이에 맞선 중국은 미국을 비난하면서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는 삼성에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증축을 요구하는 중이다. EU도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지금의 2배인 20%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 반면 우리는 반기업 규제법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 기업들은 각종 인허가에 묶여 제때 공장을 짓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라인은 가동까지 7년이 걸렸고, SK가 용인에 구축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2년이 지나도록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경쟁국들은 정부가 나서서 외국기업까지 끌어들이려 혈안인데 우리는 밖에서는 통상으로 지원도 제대로 못하고 안에서는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부 리더십 실종으로 신음하는 우리 기업들이 딱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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