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차라리 고독한 돼지가 되겠소

박영서 2021. 4. 2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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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의 철학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높은 자리, 강한 권력과는 거리가 멀다.

장자는 '소요유'(逍遙遊)를 이야기했다.

장자는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장자는 권력과 지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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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 2 : 노장과 병법편 박재희 지음 / 김영사 펴냄

장자(莊子)의 철학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높은 자리, 강한 권력과는 거리가 멀다. 장자는 '소요유'(逍遙遊)를 이야기했다. '소요유'란 아무런 의도나 생각 없이 노닐 듯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말한다. 이런 삶은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근대사회가 행동의 이유와 목적의 선명함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은 삶을 피로하게 하고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살고있는 우리는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결국 자유를 저당잡힌다.

장자는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장자는 권력과 지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장자는 외로운 돼지, 즉 '고돈'(孤豚)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며 어떤 것에도 종속되지 않고 영혼의 자유를 지키며 살았다. 끝없는 경쟁과 목적주의에 질려버렸다면 장자의 충고에 귀기울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노자(老子)가 지었다는 도덕경(道德經), 장자, 손자병법(孫子兵法)을 다룬다. 도덕경 두 편, 장자 한 편, 손자병법 세 편으로 구성해 총 여섯 개의 대문을 만들어 3,000년 고전에서 캐낸 지혜의 보석들을 정리하고 있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느새 그 세계에 빠져든다. 책은 저자의 직강(현장강의)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구어체를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좀 더 부드럽게 동양 고전과 철학사상을 전달하고자 한다. 저자의 친절한 사례들은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저자는 동양 고전과 철학의 세계를 안내하면서 인생에서 꼭 마주치는 질문들에 대한 처방전을 제공한다. 고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있는 사람들이라면 입문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고전에는 지금의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천년 내공이 담겨있다.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보편성이 있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잃어버린 '참 나'를 찾으려면 동양 고전이 최고다. 고전의 대문을 열면 인생의 대궐이 보인다. 인생의 대궐은 지식이 아닌 지혜의 대궐이다. 이 책을 통해 고전의 대문을 열어나가는 독자들은 자신만의 대궐을 보게될 것이다. 저자는 고전의 대중화를 위해 활동하는 동양철학자다.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동양 고전 시리즈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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