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견고한 유리천장.. 여성 고위공무원 사표 '남성의 4배'

은진 2021. 4. 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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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직사회에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만큼 고위직 여성이 상대적으로 경력단절을 더 많이 경험하는 '유리절벽' 현상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우양호 한국해양대 교수의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유리절벽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 1~3급 고위공무원 1568명 중 여성은 7.7%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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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에 1~3급 7.7% 불과
고급정보 소외·승진 불리 이유
작년 자발적 퇴직 38% 달해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재직 및 퇴직 현황 분석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우양호 한국해양대 교수>

우리나라 공직사회에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만큼 고위직 여성이 상대적으로 경력단절을 더 많이 경험하는 '유리절벽' 현상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우양호 한국해양대 교수의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유리절벽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 1~3급 고위공무원 1568명 중 여성은 7.7% 수준에 불과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여성 고위공무원 비중은 매년 평균 6.3%로, 고위직에서 여성의 대표성은 지속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이처럼 공직사회의 '유리천장'이 여전한 가운데 고위공무원단 내 '유리절벽' 현상도 두드러졌다. '유리절벽'은 조직사회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쉽게 퇴사·해고·사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회 이론이다. '유리천장'을 깨고 고위직에 승진하더라도 '유리절벽'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위공무원단의 퇴직자 집계를 보면 2016~2020년 간 매년 평균 189.6명이 퇴직했는데, 이 기간 스스로 사표를 쓰고 그만둔 '의원면직' 고위공무원 여성은 전체 96명 중 36.2명으로 37.7%에 달했다. 반면 남성은 전체 1420명 중 132.8명(9.4%)만이 의원면직으로 퇴직했다. 임기가 끝나기 전 퇴직한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이 남성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인사권자가 직위를 박탈하는 직권면직 퇴직자 역시 여성 비율(1.9%·1.8명)이 남성(0.2%·2.2명)보다 높았다.

우 교수는 "전반적인 퇴직통계 현황만 놓고 봐도 고위공무원단에서 여성대표성이 쉽게 늘지 않는 이유가 부분적으로 보인다"면서 "'공무원의 꿈'이자 '공직사회의 꽃'으로 불리는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내에서 여성은 상대적으로 오래 견디지 못할 개연성이 추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고위공무원 조직 상층부에서 나타나는 남성 숫자의 독과점은 남성들의 네트워크가 공유하는 여러 정보, 자원을 여성들이 함께 공유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질적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이론을 분석했는데, 인터뷰 조사에 응한 3급 여성 공무원 정모씨는 "남녀가 서로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을 할 수 없다"면서 "승진심사도 모조리 남성들이 하고 여성들은 할당이 아니면 거의 승진을 못 한다"고 토로했다. 2018년 3급 공무원으로 퇴직한 여성 박모씨는 "회의하다가 잠깐 쉴 때 담배 피우면서나 퇴근 후에 2차, 3차 술자리 가서 (의사결정사항이) 결정되기도 한다"며 "사무실에서 못 듣는 고급 정보도 오간다. 한 번은 3차에 혼자 따라갔다가 다들 불편해하는 눈치가 보여 바로 나온 적도 있다"고 했다.

논문은 단순히 정책적으로 여성 고위공직자 숫자만 늘리는 것에 집중할 게 아니라 여성 현원 관리와 근무실태, 퇴직통계와 원인에 기초한 인사정책과 관리방식이 장기적으로 다양하게 모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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