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vs 우원식·홍영표..'文정부와 차별화'에 "문재인 지우기냐"

손덕호 기자 2021. 4. 25. 18: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부동산 세제 손질·러시아 백신 도입 주장
우원식·홍영표 "오만하고 독선적" 협공 나서
우 "文정부 부동산 정책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
홍 "후보가 저러는데 당대표 되면 얼마나 더할까"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송영길 의원과 우원식·홍영표 의원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송 후보가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 백신 등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이, 우 후보와 홍 후보는 그런 송 후보 주장이 '문재인 지우기'라며 협공하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오후 부산 수영구 KBS 부산 방송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파이팅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원식, 홍영표, 송영길 후보. /연합뉴스

송 후보는 지난 13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주택담보대출(LTV) 90%'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실망한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주요 원인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기에는 적합한 소재였다.

송 후보는 여기서 더 나아갔다. MBN 인터뷰에서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쓰는 것은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양도소득세도 올리고 보유세도 올리니 오도 가도 못해 출구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종부세나 보유세는 실현되지 않은 이득에 대해 과세하기 때문에 현금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커다란 부담을 준다"는 말도 했다.

지난 2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반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투기 수요를 잡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종부세율과 양도세율을 강화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7월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하여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직접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도입하자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장에 동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 후보는 지난 9일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를 만나 스푸트니크V 백신 국내 도입 협조를 요청했고, '한국 정부가 요청하면 협력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정부가 이미 충분한 물량인 7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고, 미국 제약사와 추가 물량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을 때였다. 정부는 전날(24일)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홍영표 당대표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영표 후보는 이런 송 후보의 '차별화' 시도에 대해 "오만과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백신 추가 도입에 대해 홍 후보는 "여느 국민들처럼 저는 정부를 믿고 기다렸다"면서 "그런데 송 후보는 어제까지도 정부가 백신 문제에 두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고 했다.

홍 후보는 "송 후보의 문재인 정부 지우기도 걱정"이라면 친문(親文) 성향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후보 신분에서 저럴진대 당대표가 되면 얼마나 더하겠느냐"는 것이다. 이어 "문 정부의 성과를 다 부정하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나, 그 과정에서 당이 견딜 수는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2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우원식 당대표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후보도 송 후보를 향해 "오만과 독선적 태도"라며 "촛불 앞에 겸손하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가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자는 송 후보 등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한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지켜가며 유능하게 대처하겠다"고 썼다.

우 후보가 공유한 글에서 이 명예교수는 "최근 나를 경악하게 만드는 것은 민주당의 줏대 없는 태도"라며 "시장선거에서 참패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갑자기 대중영합주의로 돌아 원칙에 위배되는 정책 제안을 남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민주당 의원이 내놓는 제안을 보면 심지어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라는 투기억제의 마지노선까지 건드리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