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청년 양극화, 공정한 기회 제공이 해법

김충제 2021. 4. 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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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청년실업률이 높다는 차원을 넘어 청년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년기에 공정한 기회의 문제가 중요한 이유다.

청년층 양극화 문제의 해소를 위해서는 공정한 기회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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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월에는 15~29세 청년실업률이 10%대에 이르렀고, 청년 실업자 수가 43만명에 달했다. 문제는 청년수당 등 청년을 대상으로 한 각종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개최한 포럼에서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19~34세 청년층 중 고용과 소득이 매우 불안정한 집단의 비중이 2002년 19.2%에서 2018년 31.4%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청년실업 문제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청년들의 경우는 노동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보유한 기술 수준과 일자리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불일치로 인해 실업의 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다. 건설업이나 시간제 종사 등 경제주기에 민감한 산업 및 지위에 속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청년실업률은 언제나 근로세대 성인 실업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단순히 청년 노동시장의 특성만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문제의 규모와 심각성이 너무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청년실업률이 높다는 차원을 넘어 청년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의 같은 연구에서 고용과 소득 등이 안정적인 집단의 비율은 2002년 27.6%에서 2018년 41.7%로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중간층은 같은 기간 53.2%에서 26.8%로 급감했다. 청년 노동시장에서 중간층은 감소하고 양극단의 계층은 대폭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기술집약적인 디지털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청소년에서 성인기로의 이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적 노동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고, 그에 따라 요구되는 학업이나 훈련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30대 중반기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그런 성인기로 '준비'를 하는 인구가 늘면서 소위 '캥거루족'이라는 사회적 현상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탈산업화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성인기로 이행 준비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 기간에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성인기에 성취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를 가진 경우는 길어진 성인기 이행 준비기간에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지원 자체가 어려워서 성인기로 이행에서도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기에 공정한 기회의 문제가 중요한 이유다.

청년층 양극화 문제의 해소를 위해서는 공정한 기회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보다 주어진 조건이 결과를 결정하게 되는 사회는 공정한 기회가 부정되는 사회다. 공정한 기회가 제한된 사회는 궁극적으로는 빈곤이 대물림되는 사회다. 계층상승의 사다리가 부러져 계층이동이 어려운 사회는 양극화된 사회이며 희망이 없는 사회다. 그런 사회는 궁극적으로는 지속하기 힘든 건강하지 않은 사회다.

청년층의 일자리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용돈 수준인 '청년수당' 등의 단편적 현금성 복지로는 청년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괜찮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들을 대상으로 고용서비스·직업훈련·고용장려금·직접일자리 제공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적극적 노동시장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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