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시대 대비해 2025년 전국에 '스마트 고속도로' 구현 [CEO]
차량·인프라 데이터 주고받는
지능형 교통체계 확대할 계획
화물차 추돌 사망사고 줄이려
'왕눈이' 반사지 스티커 보급
기술고시 후 '여성 최초' 신화
국토부 첫 국장·차관급 승진
이달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고속도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고속도로 시설물이 더 이상 자동차가 다니는 딱딱한 콘크리트 구조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며 "향후 펼쳐질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의 스마트 고속도로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공직사회에서 '여성 최초' 신화를 써 온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83년 현대건설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기술고시에 합격해 1988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건설교통부의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 과장, 첫 여성 국장, 첫 여성 소속기관장 등 여성 최초 기록을 줄줄이 보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여성 공무원을 통틀어 차관급(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오른 것도 김 사장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도로공사 사장직에 오른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능력과 성과에 기반한 공정 인사로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김 사장은 "작년에 취임하면서 고속도로 건설 물량 감소, 부채 증가, 다른 교통수단과의 경쟁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어려운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위기를 스마트 물류 등 신사업 개척 기회로 삼는 직원들을 보며 사장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김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 것은 고속도로의 공공성 강화다. 이를 위해 국민 안전과 가장 밀접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최소화에 나섰다. 고속도로에서의 교통사고는 사고 발생 시 곧장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예방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사장은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사망자는 1035명인데, 원인별로는 졸음·주시 태만과 과속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이에 작년 한 해 졸음운전 취약 구간에 졸음 쉼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도로전광표지(VMS)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보강해 졸음운전 예방에 힘썼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 사망사고 중 화물차 관련 비중이 높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화물차 관련 사고였는데, 화물차가 전체 통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대 중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사고가 유독 많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화물차 후미 추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한 눈 모양의 '잠 깨우는 왕눈이' 반사지 스티커를 확대 보급했다"며 "과속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단속 효과가 뛰어난 구간 단속 카메라도 8곳에 추가로 설치한 결과 공사 최초로 2년 연속 교통사고 사망자 100명대 진입이라는 소정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현재 도로공사의 단속 카메라 설치 권한 확보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교통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톱5 수준까지 낮추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도로공사의 핵심 과제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확대 구축 △친환경 충전소 확충 △교통 빅데이터 거래 활성화 등을 꼽았다. C-ITS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교통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커브 길처럼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곳에서 사고 정보를 미리 보내주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줄이고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한 필수 장치로 평가된다.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현재 수도권 일부(85㎞) 구간에 C-ITS 실증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는 경부선 전 구간(388㎞)과 수도권 일부 노선(347㎞)을 대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라며 "2025년까지 고속도로 전 구간(4075㎞)에 C-ITS를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미래 고속도로는 친환경·최첨단 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게 김 사장 구상이다. 김 사장은 "플라잉카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복합환승센터 구축을 준비하는 등 모빌리티 서비스 범주를 점차 넓혀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하는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속도로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물류센터 구축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로공사가 전기·수소차 충전시설 확충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다. 김 사장은 "전기차 충전소는 지난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435기가 운영 중인데 올해는 350㎾급 초급속 충전기를 포함해 전국에 400기 이상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며 "현재 10기를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도 올해 14기를 추가 설치하고 내년까지 전국에 60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빅데이터 중심의 최첨단 도로교통 운영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도로공사는 2019년부터 교통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차종, 속도 등 차량 이동 정보와 공공·민간기업의 교통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자유롭게 데이터를 교류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플랫폼을 오픈마켓 플레이스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 지원 등 데이터 경제 촉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She is…
△1960년 출생 △인천 인화여고 △인하대 건축공학과 △현대건설 입사 △제23회 기술고시 △건설교통부 건설안전과장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국토해양부 항만정책관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한국도로공사 사장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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