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 사이클'이 진행된다는데 주가는 왜 이럴까?

한겨레 2021. 4.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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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때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넘었지만 삼성전자는 8만원대 초반,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역시 13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전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6~2018년 사이 삼성전자 주가가 2.6배 오르고, 상승이 꾸준히 이어졌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반도체 투자 계획은 시장에 '몇 년 후에 공급 압력을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켜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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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이종우의 흐름읽기]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반도체 ‘빅 사이클’이 진행된다는데 주가는 왜 이럴까?

지난주 한때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넘었지만 삼성전자는 8만원대 초반,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역시 13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전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6~2018년 사이 삼성전자 주가가 2.6배 오르고, 상승이 꾸준히 이어졌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몇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작년 11월 이후 2개월간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유동성의 힘으로 단기에 50% 넘게 상승했기 때문에 지금은 급등 후유증을 치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제품가격 상승이 주춤해진 영향도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디램(Dram) 가격이 3% 정도 올랐다. 작은 폭이 아니지만 석유를 포함한 다른 원자재 가격이 5% 이상 올랐음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더딘 상승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미·중 반도체 분쟁을 계기로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게 역으로 공급 증가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 반도체의 34%를 소비하고 있다. 생산은 12%밖에 안 된다. 어디에선가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야 하는데, 그동안은 타이완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이 담당해 왔다. 해외에서 반도체를 어려움 없이 공급받았기 때문에 미국 내에 공장을 확충할 필요를 못 느꼈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의 반도체 투자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30년이 되면 미국이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10%, 중국이 24%를 차지하게 된다. 미국이 판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중국 반도체 생산 체제에 미국이 흡수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급을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실감했다. 1달러에 지나지 않는 차량용 반도체 때문에 자동차를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인데 반도체를 자국 내에서 어느 정도 생산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영향으로 여러 나라에서 반도체 투자 계획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미국이 현재 12% 수준인 반도체 생산 비중을 10년 내에 20%로 높일 계획이고, 유럽 역시 20%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자급률 70%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기업 단위로 확대돼 타이완의 반도체 회사 티에스엠씨(TSMC)가 향후 3년간 113조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는 수급에 민감한 산업이다. 반도체 경기 호황기인 2018년에 20조원을 넘었던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다음 해에 2조7천억원으로 85% 넘게 줄었다. 1995년 개당 46달러였던 디램 가격이 2년도 안 돼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둘 다 반도체 경기가 꺾여 공급 초과 현상이 벌어지면서 나온 결과다.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반도체 투자 계획은 시장에 ‘몇 년 후에 공급 압력을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켜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이종우 ㅣ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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