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서 벌어진 韓-中 배터리 투자경쟁..지난해 최대투자는 중국 [TNA]

중국, 지난해 헝가리에 8900억원 투자..1위
상해은첩 등 배터리 소재기업 헝가리 투자 늘어
한국, 헝가리 투자 2019년 1위→2020년 3위
삼성SDI·SK이노 잇단 투자..올해 1위 탈환 주목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솔루스첨단소재 등 K-배터리 기업들의 헝가리 러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헝가리 최대 투자국은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유럽 시장을 겨냥해 헝가리 투자를 확대하면서 1년 만에 우리나라를 제치고 최대 투자국에 올랐다.

올해 헝가리 투자청(HIPA)이 발표한 '2020년 외국인 투자유치 성과'를 보면 국가별 누적 투자금액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의 투자금액은 총 6억6400만유로(약 8940억원)로 전체의 27.1%를 차지했다. 배터리 분리막 제조기업인 '상해은첩(Semcorp)'이 1억8400만유로(약 2480억원)를 투자했고, PC제조사 '레노버(Lenovo)'와 배터리 부품사 '선전 케달리(Shenzhen Kedali)' 등의 투자로 중국이 최대 투자국가가 됐다.

2019년 1위 투자국이었던 한국은 지난해 4억3600만유로(약 5870억원·17.8%)를 투자해 3위로 밀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해외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헝가리 투자규모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솔루스첨단소재(두산솔루스의 전신)가 2억500만유로(약 2770억원) 상당을 투자해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헝가리에 연간 1만t 생산능력을 갖춘 전지박 공장을 두고 있으며 2025년 7만5000t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밖에 일진머티리얼즈가 동박 공장을, 동화기업이 전해액 공장을 헝가리에 짓기로 하고 지난해 투자를 결정했다.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올해 들어서 한국 기업들은 다시 대규모 투자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이반차에 배터리 3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1월 총 22억9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유럽에 건설하는 배터리 공장 중 최대 투자규모이며 헝가리 역사상 그린(녹색) 분야 최대 투자금액이다.

삼성SDI 역시 올 1월 헝가리법인에 9400억원 투자를 결정하며 현지 배터리 공장 증설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헝가리 괴드에 1공장을 두고 있으며 2공장이 신설되면 현지 생산능력은 40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의 헝가리 투자 확대가 연초부터 이어지면서 올해 헝가리 최대 투자국가 자리를 중국으로부터 탈환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헝가리 정부도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앞세워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앞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투자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