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표적 될라" 롯데관광·한진칼·두산인프라 '덜덜'

강봉진 2021. 4.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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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차잔액 늘어난 종목과
외국인 매도·고평가株 점검을
아모레·SK이노·메디톡스 등
공매도 빈번했던 기업도 주의
가치株 종목 상대적으로 수혜
SK케미칼·현대글로비스 눈길

◆ 공매도 재개 D-7 ◆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급락으로 중단됐던 공매도가 다음달 3일 재개된다. 공매도가 다시 증시 주요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과연 어떤 주식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될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잔고금액(잔액)'이 많거나 고평가된 종목 등이 공매도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매도가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서만 가능해지는데 마침 공매도 재개 시점인 5~6월에 코스피200·코스닥150지수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지수 구성 종목 변경이 예정돼 있어 편출(제외) 종목의 공매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를 위한 사전작업인 대차거래(주식을 일정 기간 유상으로 빌리는 거래) 잔액이 많은 종목이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공매도의 주요 주체가 외국인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크거나 최근 들어 대차거래 규모가 늘어난 종목에 공매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공매도가 가능했던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전체 공매도 물량의 65%, 코스닥시장의 73%를 외국인이 진행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유동주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고, 공매도 금지 이후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된 종목이 공매도 부담이 높다"며 "올 3월 말 이후 현재 대차잔액이 급증한 종목은 5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기 이전에 공매도를 위한 주식 확보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말 기준 공매도 잔액과 외국인 누적순매도를 기준으로 롯데관광개발, 두산인프라코어, 호텔신라, 한진칼, 삼성중공업, 톱텍, 파트론, 비에이치 등을 공매도 가능 예상 종목으로 꼽았다.

공매도의 기본적인 투자방식은 고평가된 대상을 선매도하고 저평가 시점에 후매수해 차익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동종업계 기업들보다 고평가된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위원은 "단순히 주가만 오른 것이 아닌 밸류에이션도 또래 기업보다 높다면 공매도 입장에서 더 눈에 띌 것"이라며 "저평가 종목에 롱포지션(매수)을, 고평가 종목에 숏포지션(매도)을 펴는 페어 트레이딩(동시 거래)에서 숏 빈도가 높은 종목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밸류에이션과 공매도 빈도를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 SKC, 아모레퍼시픽, 메디톡스, 펄어비스, KG이니시스 등이 공매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환사채(CB)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 규모가 큰 종목도 공매도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환사채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사채 투자자는 전환사채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위험회피용으로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종목을 공매도해 무위험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종목 중 LG디스플레이 5631억원, 화승엔터프라이즈 1173억원, 키움증권 633억원, 롯데관광개발 579억원 규모 공매도가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대차잔고 중 75%는 해외 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이미 거래가 끝난 물량"이라며 "일반 대차잔고 수준은 발행주식의 2%에 불과해 공매도 재개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상반기 코스피200·코스닥150 정기 변경을 위해 4월 말(4월 30일)을 기준으로 심사해 5월 하순께 변경 결과를 공개한다. 변경 내용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6월 10일) 다음날부터 반영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 정기변경 편·출입 후보군도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공매도가 가능하다"며 "편출 종목 주가는 부진했기 때문에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수에서 제외되면 펀드의 수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주가 악재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를 공매도 세력이 활용할 여지가 있다.

공매도 세력의 타깃과 거리가 먼 낙폭과대종목과 저평가 주식은 오히려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종목) 로테이션과 가치주 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K케미칼, 한진, 롯데케미칼, 현대글로비스, 종근당, 키움증권, SNT모티브, 더존비즈온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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