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우동1구역 수주 판가름..'ACRO' 브랜드 주효
ACRO, 상품 입지 브랜드철학 구현가능 단지에만 적용
25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해운대구 우동1구역 수주전의 향방을 가른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DL이앤씨가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896명 중 808명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은 것도 '아크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크로는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의 핵심 요지에 자리잡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정체성과 차별화된 상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입지와 설계, 디자인 등을 까다롭게 내부적으로 심사하고 기획하는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 곳이나 원하는 곳에 달 수 없다는 말이다.
조합에서도 현실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는 공사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서울 외에 지방에서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가 자리잡기가 힘든 이유다.
재건척 업계에선 이번 수주전을 통해서 DL이앤시의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읽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우동1구역 수주를 위해서 DL이앤씨가 저가경쟁을 통한 수주전략을 지양하고 최고의 상품을 기획·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공사비를 제시하며 진정성 있게 다가선 것이 오히려 조합원의 선택에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DL이앤씨의 입찰가도 주목된다. 총 공사비만 5500억원인데 이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DL이앤씨 측은 "그만큼 아크로 브랜드를 아무 곳에나 달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해운대구 우동은 부산에서도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고급 주거지역이다. 특히 우동1구역은 기존의 랜드마크 단지인 '삼호가든' 아파트가 자리했던 부촌으로 북쪽으로는 장산, 남쪽으로는 바다가 자리해 있어 집터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배산임수 특징을 자랑한다.
또한 장산 녹색뷰와 수영만 오션뷰를 영구적으로 누릴 수 있는 천혜의 입지 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 같은 조망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많은 조합원들이 누릴 수 있도록 시공 가능한 기술력과 여기에 부합하는 상품성이 절실히 요구돼 왔다"면서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공사비 지출은 조합원들도 어느정도 예견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가 해운대 우동1구역 수주를 위해 조합 측에 제시한 여러 제안들 대부분 조합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비용의 높고 낮음을 떠나 제안 내용에 대한 조합원들의 만족도 자체가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천혜의 입지 조건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조망권 향유가구를 최대화할 수 있는 주동배치 계획과 조망권 극대화를 위해 '트리플 랜드마크 타워', '3면 개방평면 파노라마 설계', 와이드 유리난간이 적용되는 일체형 창호 등이 대표적인 제안 내용이다.
아울러 부촌 주거지라는 명성에 맞게 주동 전반에 직선과 곡선의 예술적 조합으로 미래지향적인 도시건축의 정수를 뽐내는 '커튼월 디자인'을 적용, 외관 디자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아크로'는 하이엔드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조건 자체가 까다롭다"며 "입지와 상품성, 지역 내 위상 등 독보적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소수 현장에 한해 '아크로' 브랜드 적용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브랜드 희소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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