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작년 영업이익 초과"..기초 첨단소재 쌍끌이 롯데케미칼

원호섭,최근도 2021. 4. 25. 1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한파에 에틸렌 가격 고공행진
고투명 의료용 소재 판매 불티
대산공장 복구 완료후 풀가동
"1분기만에 작년 영업익 초과"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대산공장 사고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롯데케미칼이 올해는 1분기부터 빠르게 회복하며 실적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재가동과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석 달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재가동을 시작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나프타 크래커(NCC) 공장은 현재 가동률 100%를 넘어서며 원료 생산에 나서고 있다. NCC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된 나프타를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 등으로 분해하는 설비다. 대산 NCC는 연간 11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해 연매출 3조3000억원을 기록하는 롯데케미칼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대산 NCC가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수준은 20%에 달할 정도다.

NCC 재가동과 함께 때맞춰 에틸렌 가격이 오르면서 롯데케미칼 수익 확대에 파란불이 켜졌다. 올해 초 미국에 불어닥친 이상한파로 엑손모빌과 같은 미국 석유화학 공장 상당수가 문을 닫으면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해 일본의 석유화학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지난해 말 t당 900달러 선이었지만 올해 들어 1100달러까지 상승했다. 에틸렌을 이용해 만드는 플라스틱 가격 또한 2~5배가량 뛴 상태다.

지난해 대산공장 사고로 기초소재 부문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지만 첨단소재 부문이 선방하며 큰 실적 하락을 막았다. 첨단소재 호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개발한 '고투명 의료용 폴리프로필렌(PP)'은 1분기에만 1만300t이 팔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1만1396t에 근접했다. 지난해 고투명 PP 판매량도 전년 3551t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인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지난해의 4배를 판매하게 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사기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현재 고투명 의료용 플라스틱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연구용 키트 등 내부 내용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국내 대부분 화학업체가 고투명 플라스틱을 생산하지만 의료용은 롯데케미칼이 유일하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보건·안전과 관련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 맞춰 특수 PP 소재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전기기 수요 증가로 정보기술(IT)기기 케이스로 주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의 수요 또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출시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도 살아나면서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LC 타이탄도 올 1분기 1000억원에 달하는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미국 공장인 LC USA는 올해 초 이상한파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200억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장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 원료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 가격이 회복되면서 역시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이 같은 호재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약 48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3569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회복세를 등에 업고 올해 초 '그린 프로미스 2030'을 발표하며 ESG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 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11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PET) 재활용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원호섭 기자 / 최근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