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의 불안감 지웠다..김광현이 거둔 8K 첫승의 의미
[스포츠경향]
지난 시즌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성공으로 평가받았다. 치열했던 선발 경쟁을 뚫어 결국 로테이션에 들어가 한 시즌을 버텼고, 8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 1.62의 좋은 성적을 거둬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낸 의지와 끈기가 현지에서도 크게 주목받았고 좋은 인상을 심을 수 있었다.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는 김광현의 2년차에 물음표를 찍었다. 60경기로 초미니시즌을 치른 지난해와 달리 162경기를 모두 치르는 올시즌에도 처지지 않는 것은 ‘메이저리거 김광현’으로 완전히 인정받기 위한 관건으로 꼽힌다.
물음표는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더 진해졌다.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3경기에서 5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고 13안타 10실점(9자책)으로 1패를 안으며 평균자책 16.20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4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며 힘 있게 던지지 못했다. 5경기에서 9이닝을 던지는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50㎞대 강속구를 뿌리던 지난해 시범경기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심지어 허리 부상까지 생겨 투구 훈련도 중단했다. 김광현을 3선발로 로테이션을 구성해놓은 세인트루이스는 꿋꿋이 복귀를 기다렸지만 의심의 시선이 줄을 이었다.
김광현은 지난 24일 거둔 첫승을 통해 두 달 내내 받았던 우려의 시선을 한 방에 씻어냈다.
김광현은 신시내티전에서 5.2이닝 5안타 무사사구 8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5-4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승을 챙겼다. 구속은 최고 147㎞로 정상을 향해가고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완벽하게 제구됐다. 부상에서 복귀해 시즌 처음 마운드에 오른 18일 필라델피아전에서 3이닝 만에 5안타 2사사구 3실점으로 물러난 모습과도 완전히 달랐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8개의 삼진을 잡았다. 빠른 공을 던지는 김광현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탈삼진형 투수였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타자들이 건드리지 못할 정도의 힘과 제구로 삼진 행진을 펼친다. KBO리그에서 평균 7.83개였던 김광현의 9이닝당 탈삼진은 지난해 5.54개였다. 현지 언론에서도 2년차 성공까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였다.
지난해 김광현은 강타자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데 중점을 뒀다.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과 커브 구사율을 끌어올려 새로운 면모를 보이기 위해 애썼다. 올해 김광현은 ‘업그레이드’ 돼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두 달에 비해 구속이 향상되고 제구도 안정됐다. KBO리그에서도 가장 컨디션이 좋을 때 나타나던 특징, 삼진 행진을 펼치며 올해 첫승을 따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김광현이 2년차에도 정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신호다.
김광현은 현재 2경기에서 8.2이닝을 던져 12삼진을 잡았다. KBO리그에서 1456삼진, 미국으로 가 지난해 24삼진을 잡은 김광현은 이제 8개만 더하면 한·미 통산 1500탈삼진 고지를 밟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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