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의 대반격, KCC에 45점차 완승..라스트 댄스는 여전히 진행중 [스경X현장]

인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21. 4. 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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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인천 전자랜드 조나단 모트리(왼쪽)가 2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유도훈 감독의 말이 인천 전자랜드 선수들의 투지를 깨웠다. 1~2차전 패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맹수처럼 덤벼든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그들의 ‘라스트 댄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자랜드가 홈에서 KCC에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점수 패배라는 굴욕을 안기고 대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전자랜드는 2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3차전에서 48점·9리바운드·6어시스트로 펄펄 난 조나단 모트리의 활약을 앞세워 112-67, 45점차 대승을 거두고 4강 플레이오프 첫 승을 신고했다. 45점은 2005년 TG삼보(현 DB)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기록한 42점(105-63)을 넘는 신기록이다. 또 모트리의 48점은 역대 플레이오프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팀의 역사도 함께 끝난다. 모기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기 때문이다. KBL에서는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작업을 이번 시즌 개막 전부터 추진해왔고, 올해 1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3월 초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됐는데, KBL이 그 결과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진 상황이다.

앞서 전주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준 전자랜드에게는 이제 남은 4강 플레이오프 경기들이 전부 팀 역사의 마지막 경기나 다름 없다. 그만큼 선수들을 짓누르는 부담감도 컸을 터였다. 이를 의식한 듯, 유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게 마지막이 아닌 시작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1~2차전 때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해달라고 했지만, 오늘만큼은 마지막이 아니라 홈으로 와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홈에서 후회가 없는 경기를 하도록 최선의 준비를 했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1~2차전에서 전자랜드가 KCC에 밀린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가드 싸움이었다. 현대 농구에서 가드들이 갖는 중요성은 굉장하다. 3점슛이 중요한 무기로 등장하면서 일정 수준 슛 능력과 뛰어난 외곽수비를 모두 갖춘 가드들은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됐다. 축구에서 압박과 탈압박이 중요하듯, 농구도 앞선에서 가하는 강력한 압박을 피하냐 못 피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유 감독도 “우리가 2차전에서 KCC 가드들에게 어시스트만 25개를 내줬다. 앞선 수비에 대해 많은 주문을 했다”고 지적했다. 유 감독의 지적대로 전자랜드는 이날 KCC의 가드들을 악착같이 괴롭히며 어시스트를 10개로 묶어놓는 등 원활한 공격을 못하게 했고, 특히 상대 주득점원 이정현을 3점에 그치게 했다.

공격에서는 모트리가 앞장섰다. 1~2차전에서 라건아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던 모트리는 이날 1쿼터에만 15점을 올리는 등 라건아(14점·5리바운드)를 완벽하게 눌렀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원래는 좀 더 일찍 교체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흐름을 좀 더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에도 안 나오려고 하는 것을 다음 경기도 생각해야 해서 교체를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1승만 더하면 되는 KCC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이날 대승으로 전자랜드가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져왔다. 지금까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첫 2경기를 패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경우는 없다. 새로운 역사에 매 경기가 마지막인 전자랜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팀의 4차전은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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