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잠 못드는 밤'..이번주 테슬라·애플 등 간판주 실적 쏟아진다

김인오 2021. 4. 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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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앞다퉈 테슬라 목표 주가 상향나서
바이든 '부자 자본이득세' 상향 리스크도
골드만삭스 "정부 안보다 낮은 28%될 듯
슈퍼리치, 2013년 증세 때 주식1% 매도"
배런스·빅머니, 전문투자자 봄 설문조사
강세장 전망 67%..주식이 가장 매력적
매수 관심은 애플·GE·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게임스톱·스노우플레이크 '고평가'
23일(현지시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스페이스X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4년보다 더 이른 시기에 달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목표이며 인류가 여러 행성에서 사는 다행성 종족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영상 제공=미국 항공우주국(NASA)
뉴욕증시 간판 기업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이번 주에 줄줄이 발표된다. '서학개미' 매수 인기 1위 테슬라를 비롯해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알파벳·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공룡, 엑손모빌과 쉐브런 등 석유 공룡, 보잉과 비자·마스터카드 등 대형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가 나오면 해당 주가가 흔들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월가에서 IT부문 호실적을 예상하는 가운데 설문조사 결과 전문 투자자들의 67%가 강세장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주 초 바이든 정부가 자본이득세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정책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25일 증시 데이터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대형주 위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포함 기업 중 181곳이 이번 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의 눈은 무엇보다 오는 26일 뉴욕증시 마감 후인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기준) 실적을 공개하는 전기차 테슬라에 쏠린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에서는 앞다퉈 테슬라 목표 주가를 올리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분위기다. 미즈호증권의 비제이 라케시 연구원은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775달러에서 820달러로 올려잡으면서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기존 1주당 69센트에서 72센트로, 매출 전망치는 기존 100억달러에서 107억달러로 상향했다.

라케시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조2500억달러 규모 친환경·인프라 지원책에서 전기차 관련 지원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하는 점 등 긍정적인 정책 변수를 감안할 때 테슬라의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83만1000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1분기에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공장의 모델3 생산 일시 중단 여파가 있겠지만 2분기에는 역풍을 전부 되돌릴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지난 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총 49만9535대였다.

올해 테슬라 주가 흐름(1월 26일 883.09달러는 연고점)
지난 24일까지를 기준으로 팩트셋 집계를 보면 테슬라의 1분기 EPS 추정 평균치는 74센트고 매출 전망치는 103억8000만달러다. 월가 전문가 36명이 제시한 테슬라 12개월 목표 주가의 중앙값은 733달러다. 이들 중 테슬라 '매수' 의견은 약 40%에 해당하는 14명, '비중 유지'는 13명, 나머지 9명은 '매도' 의견이다. 앞서 캐너코드제뉴이티의 제드 도르세이머 연구원도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419달러에서 1071달러로 상향하고 투자 의견을 비중 유지에서 매수로 조정한 바 있다.

다만 테슬라는 당장 3가지 리스크에 직면했다. 첫째로는 현금성 자산의 8%에 해당하는 15억달러를 들여 투자한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의 최근 시세 폭락, 둘째로는 테슬라 판매 실적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내 자국산 전기차 사용 확대 움직임과 테슬라 보이콧(불매운동) 등이 리스크로 꼽힌다.

무엇보다 큰 리스크는 바이든 정부의 부유층 자본이득세 강화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주식 등 자산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이득에 물리는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 로 인상하는 안을 마련했다.

자본이득세 상향 소식이 나오면서 그간 주가가 급등한 기술주 매도세가 커질 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 국세청(IRS)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억만장자 수는 50만 여명으로 이들은 뉴욕증시 전체 주식의 0.4%를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자본이득세율이 15%에서 20%로 크게 높아진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인 2013년 상황을 분석해본 결과, 당시 세율 인상 탓에 부유층이 보유 주식 1%를 매도한 점에 비춰 볼 때 이번 세율 이상으로 1780억달러(약 199조원)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 해 4분기(10~12월) 기준으로 상위 1% 부자들이 총 17조7900만달러 어치 주식과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1%를 판매하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다만 자본이득세는 공화당이 방어에 나선 상원을 거치면서 정부 계획보다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눈에 띈다. 골드만삭스는 실제 세율이 28%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주 주가는 자본이득세보다 인플레이션이나 세율 적용 시기가 더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베어드증권의 테드 모튼슨 전략가는 "현재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가 시중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야말로 기술 기업들의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크리스 그리산티 MAI캐피털의 선임 주식 전략가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법"이라면서 "자본이득세가 올해 1월 1일 이후 이득분으로 소급 적용될지 아니면 내년도 이득분부터 적용될 지가 단기적으로 주가를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팩트셋 집계를 보면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S&P500 기업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5%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 특히 IT 기업 매출이 15% 넘는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23일 배런스·빅머니에 따르면 전문 투자자 152명 반기 설문조사에서 67%가 앞으로 12개월 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25%가 보합, 7%가 약세장을 점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앞서 지난 해 가을 강세장을 예상한 전문 투자자들은 54%였다. 다만 해당 조사는 이달 중순 실시됐다. 바이든 정부의 자본소득세 인상 검토 소식은 이달 22일 나왔다.

전문 투자자들은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식(64%)을 꼽았고 이어 원자재(13%), 부동산(8%), 금(5%), 현금(4%), 암호화폐(2%) 순이었다. 주식 중 가장 가장 수익이 기대되는 부문은 유틸리티(34%)에 이어 기술(29%), 에너지(10%), 부동산(8%) 순이다.

가장 매수 관심을 두고 있는 종목은 애플·JP모건·아마존·시티·프리포트맥머런·제네럴일렉트릭·마이크로소프트였다. 반면 가장 고평가됐다고 보는 종목은 테슬라·게임스톱·페이스북·스노우플레이크·줌비디오였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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