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5월 '반도체 보릿고개' 예고..공장 셧다운 위기감↑

송승현 2021. 4. 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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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1분기 컨퍼런스 콜 통해 5월 반도체 위기 예고
한국지엠, 부평1·2공장 및 창원공장 가동률 50% 낮춰
투싼·카니발·트레일블레이저 등 인기車 생산 차질 현실화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5월 반도체 ‘보릿고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연이은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미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의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낮추기로 결정했고, 현대차(005380)·기아(000270)도 5월 반도체 재고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분적 셧다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오는 5월 반도체 공급 문제가 가장 극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지역별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아산공장과 울산공장 휴업에 나선 바 있다. 아산공장은 지난 12~13일, 19~21일 총 6일을 휴업했고, 울산1공장은 코나 전방 카메라 반도체와 아이오닉5 PE모듈 수급 난항으로 지난 7~14일 일주일간 휴업에 나선바 있다. 현대차는 이 기간 약 1만대 가량의 생산차질을 겪었다. 이외에도 기아는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쏘렌토와 K5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이틀 정도 휴업한 바 있다.

하지만 5월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5월을 ‘반도체 보릿고개’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탑재가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많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생산이 본격화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요 생산 공장 셧다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투싼·그랜저, 기아는 카니발·쏘렌토 등 인기 차종이 생산되는 공장은 일 단위로 반도체 수급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으로 5월 인기 차종 생산에 위기를 겪는 건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지난 19~23일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한국지엠은 오는 26일부터 부평1·2공장을 재가동한다. 다만 반도체 문제가 지속되면서 가동률은 50%로 운영할 방침이다. 정상 가동을 지속해왔던 창원 공장 역시 가동률을 절반으로 유지한다.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장 먼저 생산 차질을 겪긴 했지만, 부평1공장에 이어 창원공장까지 생산량을 줄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평1공장은 한국지엠의 전략 차종이자 베스트셀링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는 공장으로 타격이 클 전망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3월 누적 4604대가 판매되며 경차인 스파크에 이어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해외 판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시장서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는 2만5024대로 집계됐다. 한국지엠으로서는 부평1공장까지 닥친 반도체 수급 문제가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반면 나머지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차는 아직은 여유로운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는 국내외 판매 부진으로 감산을 결정하고, 기존 생산라인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쌍용차는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협력업체의 납품중단으로 한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판매 부진으로 반도체 수급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두 회사 역시 혹시 모를 공장 가동 중단 여파를 피하기 위해 반도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자동차 시장이 살아나면서 전략 차종 XM3의 인기가 치솟자 생산라인을 다시 2교대로 늘리려 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회생절차 조기졸업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판매 활동이 전제사항이라 공장 셧다운을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잘 버티던 현대차·기아가 5월 반도체 보릿고개라고 표현했다면 다른 업체들도 수급 문제가 더 불거질 것”이라며 “각 업체별로 비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가동 중단에 내몰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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