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 日환경상 "온실가스 감축 목표 46%? 숫자 실루엣 떠올라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0) 일본 환경상이 인터뷰 내용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46%가 어떻게 나온 수치인지에 대한 질문에 “46이라는 숫자의 실루엣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환경상은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려면 즐겁고(fun) 멋지고(cool) 섹시(sexy)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국내에선 ‘펀쿨섹좌’로도 불린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미국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일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2013년도 대비 46%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튿날 고이즈미 환경상은 일본 T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해당 목표를 제시하게 된 경위를 밝혔는데, 이 설명이 논란이 됐다.
그는 46%라는 목표를 정한 근거에 대한 물음에 “선명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46이라는 숫자가 어렴풋이 떠올랐다”고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아나운서가 “떠올랐다?”고 되묻자, 고이즈미 환경상은 “실루엣이 떠올랐다”고 했다.
황당한 답변이지만 맥락이 아주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경제산업성(한국의 기획재정부에 해당)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 30% 후반대가 한계라고 했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면 ‘너무 낮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조금 더 높은 46%를 목표치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선 고이즈미 환경상의 답변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에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고이즈미 신지로의 직감으로 46%라는 목표가 나온 거냐” “아이돌 그룹 ‘노기자카46’의 팬이었던 건 아닐까” 등의 글이 올라왔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 2019년 9월 취임했다. 든든한 배경과 잘생긴 외모로 차세대 총리 후보로도 거론됐었지만, 취임 직후의 ‘펀쿨섹’ 발언부터 시작해 의미를 알기 어려운 인터뷰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의 인터뷰를 ‘고이즈미 포엠(poem·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루엣’ 발언이 화제가 되자 고이즈미 환경상은 24일 TV아사히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아베마TV’에 출연해서 인터뷰 내용을 해명했다. 그는 “(46%는)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과 조정한 결과 도출된 수치”라며 “목표를 높게 잡고 교섭과 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30%대였던 목표치를 끌어올려 46%라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어렴풋이 보여 왔다’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해당 방송에서 자신에 대한 조롱과 비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포엠'이라고들 하더라”며 “SNS의 욕설은 가차없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위해서 가급적 기사를 보지 않고 있는데, 어느 새 이런 모습이 돼 버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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