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지켰다'며 마스크 안쓰고 촬영..결국 확진자 나온 방송가

오진영 기자 2021. 4. 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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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박세리가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2일 권혁수, 23일 손준호에 이은 세 번째 연예계 감염이다. 박세리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촬영하다 손준호와 밀접접촉해 확진됐다. 함께 출연한 뮤지컬 배우 김준수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오는 5월 5일까지 모든 스케줄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방송가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방송 프로그램을 촬영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수십명의 사람이 모이는 경우가 많았는데도 안이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 '방역수칙을 준수해 촬영했다'는 자막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등장했다.
마스크도 안 쓰고 '방역수칙 준수해 촬영했다'…배우도, 아이돌도 확진 판정
뮤지컬배우 손준호(왼쪽)와 프로골퍼 출신 방송인 박세리(오른쪽). / 사진 = 손준호 인스타그램

박세리는 지난 21일뮤지컬배우 손준호, 김준수와 함께 네이버나우의 예능 프로그램 '세리자베스'에 출연했다. 이들 세 명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노래를 불렀다. 같은 골프채를 사용해 스크린골프를 함께 치며 박세리가 직접 자세를 교정해 주기도 했다.

결국 손준호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박세리도 확진됐다. 손준호와 함께 출연한 김준수는 물론 동료 배우 신성록, 손준호의 아내 김소현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김소현이 출연 중인 뮤지컬 '팬텀'과 손준호가 출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같은 날 8인조 보이그룹 디크런치의 멤버 현욱과 O.V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 잠복기이던 지난 20일 SBS MTV의 음악 프로그램 '더쇼', 21일에는 MBC뮤직의 '쇼챔피언'에 출연했다. 디크런치는 방송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지난해 10월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식을 나눠 먹는 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

디크런치와 같은 날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강다니엘, 윤지성, 온리원오브,NTX 등 가수들도 전원 검사를 받은 뒤 자가격리됐다. 최근 음악 프로그램이 대부분 사전 녹화로 진행되고 있으나 스태프 등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가가 지나치게 안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예능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촬영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오지만 어떻게 조치했는지까지 알리는 프로그램은 적다. '런닝맨' '아는형님' 등 여러명의 출연진이 모이는 예능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식물을 나눠먹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된다.

지난해 9월에는 '마스크를 안 쓴 연예인을 방송하지 말아달라'는 국민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스크'를 한 연예인들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두렵다"고 적었다. 한 누리꾼은 이 청원을 공유하며 "방송가는 '방역수칙을 준수했다'는 말 한 마디면 코로나19가 감염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시민은 마스크 벗으면 10만원, 연예인은 '노마스크 촬영'도 OK?
/사진 =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형님'

현재 전국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적용 중이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미준수 상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감염병예방법 중 연예인들의 방송 촬영 중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예외 조항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환기를 자주 시키거나 소독을 하더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의미가 없다"며 "촬영 중이라도 '노마스크'를 허용하는 예외조항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또 "방역수칙을 준수했다면 어떻게 준수했는지, 어떤 대처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방송가를 상대로 방송 제작 인원을 최소화하고 출연자 사이의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방역수칙이 준수되지 않는 영상이 방송될 경우 감염 확산 우려가 있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일상생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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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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