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으로 촉발된 잉글랜드축구 온라인 인종차별, EPL 등 축구단체 SNS '단체 보이콧'

서필웅 2021. 4. 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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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은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유럽축구에 최고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온라인상 인종차별은 해당 선수의 SNS를 찾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팬들에게 직접 노출되기에 잉글랜드 축구도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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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구단이 1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PL 경기 뒤 손흥민을 향한 맨유 팬들의 인종차별적인 댓글이 이어지자 구단 트위터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토트넘 트위터 캡처
인종차별은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유럽축구에 최고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방송의 글로벌화와 인터넷의 활성화 등을 통해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인종차별 사건이 이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다. 유럽축구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의 시청자들이 현지 팬들의 시대착오적인 인종차별 행태에 관심의 눈을 거두곤 하는 것. 특히, 최근에는 경기장뿐 아니라 비백인 선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인종차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손흥민(29·토트넘)이 온라인 인종차별의 타깃이 됐다. 지난 12일 열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벌어진 상황이 원인이 됐다. 당시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의 경합을 이겨낸 뒤 건넨 패스가 골로 연결됐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득점이 취소됐다. 경합 과정에서 맥토미니가 오른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한 장면이 화면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맨유 팬들은 오히려 손흥민이 심판의 반칙선언을 유도하기 위해 과도한 동작으로 쓰러졌다며 비난했고, 경기 뒤 손흥민의 과거 SNS 게시물에 몰려와 인종차별적인 댓글을 달았다. 댓글은 과거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실제 겪었던 “DVD나 팔아라”라는 인종차별적 비난뿐 아니라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등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가득 담긴 표현까지 등장해 크게 논란이 됐다.

잉글랜드 축구계 10개 단체가 25일 최근 확산중인 선수들에 대한 온라인상 인종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SNS 단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 EPL 홈페이지 캡처
결국, 잉글랜드 축구계가 이런 온라인 상 인종차별행위에 대해 대응에 나섰다. 축구단체들이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에서 선수들과 축구계 관계자들을 향한 차별행위가 계속됨에 따라 이달 30일 오후 3시부터 다음달 3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소셜 미디어 사용을 중단한다”면서 ‘SNS 보이콧’을 선언한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주관하는 사무국 외에도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등 10여 개 단체가 대거 동참했다.

이번 보이콧 움직임은 잉글랜드 축구계가 소셜 미디어 회사들을 압박하기 위해 기획됐다. 온라인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선수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모욕에 이들 회사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PL 등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온라인상의 혐오를 뿌리뽑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보이콧은 이를 강조하기 위한 잉글랜드 축구계의 단합”이라면서 “올해 2월 축구계는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 공격적인 게시물 필터링과 차단, 철거, 개선된 검증 절차 등을 요구했다.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멈추지 않는 차별적 메시지를 막고 실제적인 결과가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요청을 반복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 인종차별은 해당 선수의 SNS를 찾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팬들에게 직접 노출되기에 잉글랜드 축구도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리처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 행위도 용납할 수 없으며, 선수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받는 끔찍한 모욕 역시 더 두고 볼 수 없다”며 “우리는 소셜 미디어 기업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막기 위한 정책과 프로세스의 개선을 하도록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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