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속 금리 연 10% 한정판 적금 등장..가입 득실 따져보니
이마트서 연간 120만원 쓰고 은행 우대금리 조건까지 허들 '겹겹'
표면 금리 높지만 실익 크지 않아..되레 기회비용 더 높아
하지만 상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밑지는 장사 안한다'는 기업의 셈법이 그대로 녹아 있다. 왜 그런지 상품을 톺아봤다.
이마트는 이달 11일 KB국민은행과 함께 쇼핑과 적금을 연계한 최대 연 10% 금리를 지급하는 이마트 국민 적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오는 28일까지 사전 응모 후 추첨을 통해 10만명을 선정하고 'KB스타뱅킹앱'을 통해 응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연 10% 금리를 10만명에만 제공하는 '한정판' 마케팅이다.
최대 연 10%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충족해야 할 것들이 제법 있다. 우선 이마트에서 연간 120만원 이상 쇼핑을 해야한다. 쇼핑할 때는 반드시 본인 명의의 신세계 포인트로 적립해야 한다. 여기에 트레이더스, 외부 전문점(일렉트로마트 등), 임대 매장(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온라인몰 등은 쇼핑 실적에 잡히지 않는다. 건당 구매 금액이 큰 가전 제품 몇개로 연간 쇼핑 실적을 채울 수 없게 설계한 셈이다.
여기서 끝은 아니다. 아직도 넘어야 할 허들이 있다. 이번에는 적금을 판매하는 KB국민은행이 내건 3가지 우대금리 조건이다. 첫번째는 KB국민은행 오픈뱅킹에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또,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해야 한다. 또 적금 가입 신규 일을 포함해 최근 6개월 동안 KB국민은행과 거래 실적이 없어야 한다. 즉 '첫 거래고객(신규고객)'이라는 조건까지 붙인 것이다.
이런 많은 조건에 부합해 이마트와 KB국민은행이 제시하는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해 최대 연 10% 금리를 받게 됐다고 하자. 그런데 1년 후 받게 될 이자를 따져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아질 법하다.
바로 마지막 조건 '월 불입액 10만원'때문이다. 즉 한 달에 최대 적금 불입액을 10만원, 1년간 총 120만원으로 제한한 조건이다.
이렇게 10만원씩 적금을 불입하면 1년 후 손에 쥐는 이자는 세금을 제하고 5만4990원이다. 파격적인 금리 혜택 뒤에 붙은 '함정'인 셈이다.
이마트 국민 적금은 기본금리 연 0.7%에 KB국민은행 우대금리(신규고객 연 1%포인트+오픈뱅킹 등록 0.3%포인트)와 이마트 쇼핑 실적 우대금리 연 8%포인트로 구성됐다.
최근 카드사 등 2금융권에서도 은행과 연계해 고금리 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대 연 7.0% 금리를 지급하는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를 이달 19일부터 'WON뱅킹'에서 사전예약 판매 후 오는 28일 출시할 예정이다.
적금 판매 한도는 10만좌로 가입 기간은 1년이며, 월 납입 한도는 최대 50만원이다. 같은 한정판 상품인 이마트 국민 적금과 가장 차별화를 둔 점은 월 납입 한도다. 실질적인 이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 1년 후 세금을 뺀 실제 이자 수령액은 19만2465원이다,
그러나 이 상품 역시 우대금리 조건을 살펴보면 기회비용이 더 크다. 다른 상품을 찾아보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품 구조는 기본금리 연 1.5%에 롯데카드 실적 등 각종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7.0%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는 우리은행 오픈뱅킹 가입 및 상품·서비스 마케팅 동의 시 연 0.5%포인트를 주고, 롯데카드가 실적에 따라 기존고객은 연 2.0%포인트, 신규고객은 연 5.0%포인트 금리를 부담한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롯데카드 실적과 신규고객 여부다. 상품에 가입했다면 연간 롯데카드 실적이 600만원 이상이면서 상품 가입일 기준 6개월내 롯데카드 실적이 없는 신규고객에 한해 최대 연 7% 조건을 달성할 수 있다.
금융권과 유통권이 이런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워낙 저금리인 데다 표면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급하면 쉽게 눈길을 끌 수 있는 등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신규고객 유치 효과도 크다. 예컨대 단기간 10만명 이상 신용카드 발급 실적을 내거나 은행 신규고객 계좌를 유치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제휴 마케팅을 통해 단기간 신규고객 25만명을 유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리를 적용하는데 있어서도 제휴사 간 나눠서 부담하는 구조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통상 금융권에서 신규고객 1명 모집에 10만원(보험사 기준) 정도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해볼 것이 없는 계산이 작용하는 셈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값 치솟은 아파트…배우자에 증여後 매도하면 양도세 대폭 줄여"
- 내 주식은 왜 100원씩 오르지? 호가의 원리
- 주주라면 꼭...SK텔레콤은 왜 물적분할 아닌 인적 분할 선택했을까
- 1주택 세부담 완화 다주택은 중과…당정, 내달 개정 추진하나
- ‘머니볼’부터 美대선 페이스북 스캔들까지…모두 ‘이것’ 때문?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친절한 승수 씨’ 김승수, 매너 있고 경제력도 갖췄는데…아직 결혼은
- ‘결혼 4주년’ 맞은 우혜림, 임신 14주차 땡콩이 엄마! “오늘은 둘만 데이트”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