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 키트 시판 앞두고 논란 가열..'독'일까 '득'일까
[앵커]
개인이 스스로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자가검사 키트가 국내에서 처음 허가를 받으면서 효용성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가짜 음성 판정을 양산해 방역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회의론이 맞섭니다.
박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 제품 판매를 조건부로 허가했습니다.
그런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자가검사 키트가 정말 방역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의견이 나오고 있는지 시민들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한 복지사는 불안할 때면 보건소를 찾아가지 않고도 스스로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했습니다.
[김혜리 / 경기 의왕시 오전동 : 연차 날에도 일부러 검사받으러 와야 해요. 근데 집에서 자가진단할 수 있다면 직장에 나오지 않아도 되잖아요.]
평일 근무로 검사를 받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직장인 지인에게 선물하겠다는 시민도 있습니다.
[김대일 / 경기 수원시 구운동 : 코로나19 검사키트가 나오면 집에서 검사 못 받는 가족이나 친척들에 선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검사만으로 방역 시스템을 괜히 불신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박정열 / 경기 수원시 송죽동 : 면봉이 들어가는 느낌이 상대가 해주지 않으면 깊숙이 안 들어갈 것 같아요. 취지는 너무 좋지만….]
보건소에서 정확도 높은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자가검사 키트 하나에 만 원 안팎으로 가격이 책정되면 굳이 사서 쓸 이유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유길상 / 경기 수원시 연무동 :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쓰기에는 부담이 있어서 보건소에서 PCR 검사로 하는 게 정확하고 신뢰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확진자인데도 검사 키트에선 음성이 나온 경우 이 결과만 믿고 다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커지기 더욱 쉽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김정기 /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 : 실제로 감염자인데 결과는 음성이 나오면 본인이 안심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마스크를 벗고 지인이나 가족과 긴밀한 접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지인 간 전파를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감염자를 일찍 발견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백순영 /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 : 아이들의 접촉이 많은 유치원이라든지 유아원 같은 데는 주기적으로 한 번씩 해 보는 것은 유증상자가 나왔을 때 대규모 집단 발생을 막아주는데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고….]
자가검사 키트 도입을 앞두고 낙관론과 회의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키트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중에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희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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