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 아세안 참석..회원국 "미얀마 사태 해결 필요"

[경향신문]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왼쪽) 최고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탕에랑의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제공] (AP=연합뉴스)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24일 폭력종식 등 5개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자카르타 아세안 사무국 청사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폭력종식 외에도 정치범 석방,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개시, 인도적 지원 허용, 아세안 특사 임명에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를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직접 참석했다. 태국·필리핀·라오스 등 3개국 정상은 불참해 외교장관들이 대신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 1시30분쯤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상들이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합의를 이뤘다”며 “아세안 사무총장이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에서 “미얀마 내부 모든 당사자와 협력을 위한 아세안 특사를 임명하고, 인도적 지원을 위한 창구 개방, 모든 정치범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우리 얘기를 잘 들었다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며 “그는 아세안이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 아세안 특사의 방문 또는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아세안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길 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주어진 발언시간에 미얀마 내부 상황을 설명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시민들과 민주 진영은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정상회의 참석 자체를 반대하며 ‘반인륜 범죄자’, ‘살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직접 배석시킨데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필요해 초청했을 뿐, 정부 수장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