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제몫하는 롯데 박세웅, 상기된 표정도 사라졌다

kt전 5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
"올림픽 욕심 나지만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kt전에서 시즌 2승 수확한 롯데 박세웅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4일 오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t wiz의 시즌 2차전. 승리투수인 롯데 박세웅이 경기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4.24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해의 박세웅(26·롯데 자이언츠)은 예년과는 다르다.

구위 자체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지만,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이제는 읽을 수 없는 투수가 됐다.

24일 수원 kt wiz전도 마찬가지였다. 박세웅은 1회말 시작부터 kt 강백호에게 선제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깊숙이 절묘하게 제구된 공을 강백호가 잘 때려냈다.

박세웅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었다.

낙담하거나 실망하거나 아니면 화가 날 만도 한데, 박세웅은 마치 강백호를 범타 처리한 투수처럼 똑같은 표정을 유지했다.

마운드 위에서 스스로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큰 것 한 방을 허용한 뒤 얼굴이 상기되고, 글러브를 입에 가져다 대고 격한 감정을 토해냈던 예전의 박세웅은 사라졌다.

박세웅은 1회말 2점을 내줬지만 5회까지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

끝까지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한 박세웅은 팀의 4-2 역전승과 함께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경기 뒤에 만난 박세웅은 강백호의 홈런에 대해 "몸쪽을 던지려고 의도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후회가 없었다고 했다. 박세웅은 마운드 위에서 변함없는 표정만큼이나 올 시즌 성적이 꾸준하다.

압도적으로 잘 던진 경기는 많지 않지만 선발투수로서 매 경기 모두 제 몫을 해냈다.

이날까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고, 경기당 실점도 최소 0점, 최대 4점으로 기복이 줄었다.

박세웅은 이에 대해 "마운드에서 생각하는 부분이 많이 달라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복잡하게 많은 걸 걱정하고 투구에 임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간단하고 심플하게 생각하고 마운드에서 던진다"고 설명했다.

박세웅이 입단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는 '특급 신인' 김진욱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박세웅은 "저도 어릴 때 1군에서 처음 시즌을 치를 때 안 좋을 때는 고민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그때는 야구에 대한 집착도 강했다. 김진욱은 그것보다는 간단하게 생각하고 던졌으면 좋겠다. 충분히 좋은 선수고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선수인 만큼 조금은 심플하게 생각했으며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마운드에서 섰을 때 밀려드는 복잡한 생각을 떨쳐낸다는 게 사실 쉬운 건 아니다.

특히 박세웅은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올림픽 무대를 밟는 것이 올 시즌 최대 목표다.

박세웅은 "올림픽에 대한 욕심이 나지만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며 "이용훈 투수코치님과도 계속 그런 부분에 대해서 대화한다. '그동안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편차가 너무 크지 않았느냐'는 말도 들었다. 마운드 위에서 감정 표현도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매 경기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박세웅은 올림픽 외에 올 시즌 목표로 170∼180이닝 소화, 3점대 평균자책점, 10승 이상 달성을 꼽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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