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실체 부정' 램지어 억지.."반일 편견 고치려 논문 썼다"
이우연 "한·일 역사 모르는 백인들까지 나서 이 소란 피워"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군 위안부를 계약에 의한 매춘 종사자로 규정하는 내용의 논문으로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는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24일 자신에게 쏠리는 비판을 '암살미수' 행위라고 역공을 가하면서 학문의 자유를 주장했다.
그는 또 반일(反日)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문제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램지어 교수는 강제 연행과 성노예 성격의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논문을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 온라인판에 발표했고, 이 논문 내용이 올 1월 일본 우익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을 통해 보도된 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등의 학자와 관련 단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논란이 된 논문의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도 일어나 세계적으로 3천500명 이상의 학자가 동참했다.
램지어는 이런 가운데 이날 일본 우익 단체인 국제역사논전연구소와 나데시코액션이 도쿄에서 '램지어 논문을 둘러싼 국제 역사 논쟁'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 보낸 약 10분 분량의 일본어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논문을 둘러싸고 고조한 비판론과 관련, "단순히 한 사람의 교수에 대한 괴롭힘의 문제가 아니라 한층 심각한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일을 성실하고 자세하게 포괄적으로 가능한 한 '바이어스'(편견 ) 없이 전달하는 것, 학문의 자유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오늘의 과제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것이 문제이지, 자신의 논문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논란이 된 논문을 작성한 동기에 대해선 "영어·영문 문헌을 읽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정말로 '후세이'(不正·불성실하다는 의미)하다고 생각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역사적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해 썼다고 말했다.
어떤 자료를 봐도 한국이나 미국 학계의 반일 편견이 녹아 있는 것처럼 읽히는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문제 논문에 대해 어느 정도 반발이 일 것을 각오했지만 "이 정도로 격렬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비판자들은 (위안부) 강제 연행설이나 성노예설에 반대하는 주장이 절대로 영어로 된 문헌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학회 내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환영(幻影)을 지키기 위해서 반발하고 그로 인해 이번에 나의 8쪽 논문이 철회되도록 하는 것이 그들에겐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를 '스탈린주의적 수단'이라고 규정한 램지어는 자신을 비판하고 나선 젊은 조교수들을 보고 "절망했다"면서 "학문의 자유를 완전히 무시하고 학자(자신)에게 '암살미수' 같은 행위를 한 뒤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학자가 논문이나 발표를 통해 서로 비판하는 것이 학문을 추진하는 기초라는 원칙이 무시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1960년대 학생운동 당시의 비통했던 '관용성 없는 분위기'로 바뀌어 젊은 학자들이 거기에 휩쓸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다며 "미국 친구, 일본 친구 그들의 격려가 없었다면 절대로 견뎌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산케이신문이 후원한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비디오 메시지를 보내 램지어 교수 논문 내용을 지지하는 주장을 폈다.
'반일종족주의' 공동 저자인 이 연구위원은 "위안부는 기본적으로 끌려간, 강제 연행된 사람인데 무슨 계약이 있었다는 거냐고 하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직접적인 물리력을 동원한 조선인 강제 연행은 없었고, 그걸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다"며 국내외 역사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반일 종족주의자들과 한국의 역사나 일본의 역사에 대해 하등 알지 못하는 백인들까지 나서서 이 소란을 피우게 된 것"이라고 램지어 교수를 두둔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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