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부리] 분양가 9억, 사전청약 받으라고요?
위례·성남·과천 인기입지는 모두 '신혼타운'
"이럴거면 집 살걸 그랬다" 4050 허탈
"시세의 80%에 분양한다고요? 4년간 믿고 기다렸는데 그사이 집값은 2배 올랐어요. 평생 내집 못갖겠네요." (화성시, 이모씨)
"50대 중반입니다. 이쯤되면 수요억제 정책 실패한거 인정하세요. 서민을 위한 집을 일찍 내놓았더라면 이런 폭등은 없을 겁니다."(서울 도봉구, 김모씨)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지구 사전 청약 일정을 확정한 가운데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신혼희망타운·신혼특공 등 신혼부부만 지원할수 있는 물량이 절반이 넘는데다가, 분양가가 시세의 70~80% 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입니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집을 살 걸 후회된다" "신혼부부만 국민이고 4050은 다잡은 물고기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3기신도시 9400호를 비롯해 사전청약 3만200호를 공급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7월 4400가구 ·10월 9100가구 ·11월 4000가구·12월 1만2700가구가 공급됩니다. 7월에는 인천계양, 남양주 진접, 성남복정, 위례, 10월에는 남양주왕숙2, 군포대야미, 인천검단, 11월에는 3기신도시중 인기가 높은 하남교산, 12월에는 남양주왕숙까지 수도권 3만호 공급이 계획돼 있습니다.
그런데 실수요자들이 주목하는, 인기 좋은 곳들은 대부분 신혼희망타운 물량입니다. 올해 사전청약 물량중에서 유일한 서울 지역인 동작구 수방사부지는 200가구가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됩니다. 한강변에 위치하고 1호선 노량진역과 9호선 노들역을 이용할수 있는 더블역세권에 한강조망이 가능한 곳인데 신혼부부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 단지의 LH 공모 당선작을 보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층건물과 특화설계 스카이브릿지가 눈에 띕니다. 한강변 입지에 특화설계가 적용된 조감도는 이번 공모에 당선된 신도시건축사무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경기 성남 창곡동 위례신도시 부지, 판교와 가까운 성남 물량도 거의 신혼희망타운입니다.
주거문제로 결혼을 망설이는 신혼부부들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줬다는 설명인데요. 이 이야기를 들은 4050 청약 대기 수요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서울 화곡동에 사는 이모씨(50대)는 "신혼부부는 사전청약때 신혼특공도 쓸수 있는데, 사실상 신혼부부한테만 혜택을 주는 것"이라면서 "아이키우면서 저축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평생 전세살라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청약 수요자들을 화나게 하는 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분양가입니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 1~2년 전에 청약 당첨자를 뽑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사전청약을 모집할때는 추정 분양가만 나옵니다. 정부는 "사전청약 물량의 분양가는 시세의 70~80%가 되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렴한 분양가를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은 "그사이 집값이 2배나 올랐는데 오른 시세 기준 70~80%는 어떻게 마련하라는 것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기준 전용 84㎡ 신축은 10억원을 훌쩍 넘어간 상황입니다. 위례 신도시 신축 아파트의 시세는 13억~14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남양주 등 국민평형이 모두 10억을 넘고 있습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이모씨(51)는 "분양가 8~9억하는 집을 어떻게 감당할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면서 "정부가 일찌감치 살기좋은 전세나 주택공급을 늘렸으면 이런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정부는 오는 7월, 10월, 11월, 12월 총 4차례에 걸쳐 사전청약을 받습니다. 사전청약을 받기 10일 전에 주택규모·면적, 세대 수, 추정분양가, 개략 도면, 본 청약시기 등이 제공됩니다. 사전청약을 접수하는 곳의 지역 거주 기간은 필요없습니다. 지역 거주 '상태'만 충족하면 청약 가능하고 본청약때 당해 2년이상 거주 조건 등 '거주기간'이 필요합니다.
사전청약 당첨후 본청약때까지 무주택 요건을 못채우면 본청약 자격이 상실됩니다. 사전청약이 당첨됐더라도 다른 아파트의 본청약은 넣으실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전청약은 넣지 못합니다. 사전청약 당첨은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전청약때 당첨된 후 본청약때 소득이 오르더라도 자격박탈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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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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