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애플 잡는다면..TSMC 삼성 인텔 3파전, 불붙는 반도체 시장

이상규 2021. 4. 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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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반도체 수탁생산) 재진출 발표로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애플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반도체업계에서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애플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독점하고 있다. 또 지난 3월 TSMC와 애플은 오는 2023년 제품 시험생산을 목표로 2나노 공정 공동 연구 개발에 들어갔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선 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은 감소하고 성능은 높아진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양산 가능한 최첨단 제품은 5나노다. TSMC가 먼저 양산에 들어갔고 삼성전자가 뒤따라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7나노 이하 미세 공정 기술력을 갖춘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양사의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TSMC는 지난해 8월 대만 신주시에 2나노 공정 R&D 센터를 세우고 2나노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센터는 약 8000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수용하게 될 전망이다. 2나노 공장에는 약 22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양산 예상 시점은 2024년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2나노 공정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11월 18일 올해 3나노 양산을 첫 공식화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박재홍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협력사 개발자들과 함께한 행사에서 "2022년까지 3나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TSMC의 3나노 공정 양산 시점과 비슷한 시기다.

관건은 고객사 애플이다. 애플은 AP기술 설계 노하우가 업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양질 모든 면에서 대형 고객사다. 이 점에서 현재 TSMC가 삼성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 애플 AP 설계에 참여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사실상 이렇다할 거래가 없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3'도 TSMC의 AP가 들어간다.

인텔 사정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인텔과의 15년간 이어왔던 동맹관계에 대해 결별을 선언했다. 대신 자체 개발한 칩 '애플 실리콘'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도 자체 칩을 개발 중이거나 사용하고 있다. 인텔 CPU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해결이지만 인텔이 매출 감소 돌파구로 파운드리 사업 카드를 꺼냈다는데 무게가 실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고객사의 반도체 설계를 돕고 대신 생산해주는 방식으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애플도 이같은 접근법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 검토도 큰 틀에서는 애플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TSMC와 인텔의 애리조나 공장 증설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 AP를 독점하고 있는 TSMC에 일부 시장만 삼성이나 인텔이 가져온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나노 공정 기술 경쟁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비록 TSMC와 2나노 공정 공동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삼성이 이전에 3나노 양산에 들어간다면 애플과 TSMC와의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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