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시승기]아이오닉5 '높은 완성도'..테슬라 독주 끝났다

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2021. 4.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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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주행질감, 높은 내‧외장 완성도, 실용적 공간구성 '장점'
빠른 충전 속도 돋보인 반면, '안전' 감안 줄어든 주행거리 '단점'
테슬라와 격차 '종이 한 장'..자율주행, 배터리 효율 등 보완해야

올해 신차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지난 21일 시승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미래를 대비해 명운을 걸고 만든 차답게 완성도가 높은 차량이었다. 다른 전기차 대비 자연스러운 주행질감,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좋은 승차감이 느껴졌다.

반면 안전을 앞세운 충전 설정에 따라 당초 목표보다 짧아진 주행거리가 아쉬운 지점이다.

어쩔 수 없이 먼저 타본 테슬라의 전기차들과 비교하게 됐다. 모델3 대비 편의성과 승차감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주행거리와 자율주행 측면에선 테슬라가 더 낫다.

하지만 장단점 양 측면에서 격차가 크게 실감되지 않는다. 본격적인 순수전기차(BEV)의 시대가 시작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더 남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테슬라의 독주는 아이오닉 시리즈에 의해 종식될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
◇E-GMP에 의해 가능해진 디자인, 편의성

아이오닉5가 강조하는 공간의 구성은 '편안한 거주'에 초점이 맞춰 있다.

스케이드 보드 형태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의 바닥에 배터리를 펼쳐 깔고, 휠베이스를 3미터에 달하도록 설계했다. 반면 앞뒤 오버행은 짧은 구조이다.

전체적인 차량의 외관은 SUV라기보다 해치백에 가깝다. 그러나 일반 해치백에 비해선 휠베이스가 훨씬 길고, 차체의 크기도 큰 편이다.

지금까지 없던 디자인의 장점은 실내 공간을 넓게 만들면서 차체가 움직일 때의 거동은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데 있다. 움직이는 콘솔, 평평한 바닥 등 새로움을 주는 디자인 요소가 많았지만, 체감되는 새 디자인의 장점은 편안한 공간 대비 준수한 운동성능이다.

치밀하게 짰을 차량 내외부의 구성 등 만듦새에서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가 느껴졌다.

◇80% 완충까지 20분…'안전 마진' 줄어든 주행거리 아쉬워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에서 급속 충전을 먼저 체험했다. 배터리 용량이 49%, 주행거리가 195km 남은 상황에서 70%까지 충전하는 데 8분이 소요됐다. 충전용량은 17.7kWh,충전금액은 5304원이었다.

아이오닉5에는 800V 전압 시스템이 적용돼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가장 이상적인 환경에서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완충하는 데 18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아이오닉5 충전. 유동근 기자
시승한 주행거리는 전체적으로 왕복 85km, 충전 이후 75km 구간이었다. 시승을 마치기 직전 배터리가 시작 당시와 비슷한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행가능 거리로 표시됐던 100km를 전부 달리지는 못한 셈이다.

연비 테스트 결과로는 배터리 용량의 20%를 사용하며 약 75km의 거리를 달린 것으로 배터리 1%당 3.75km씩 달린다는 가정 하에 최대 주행 가능한 거리는 375km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스포츠 모드 위주로 주행하는 등 차량을 다소 가혹하게 다뤘음을 감안하면 나쁜 연비는 아니다. 실제 최종적인 평균 연비는 5.1km/kWh에 달했다. 이는 시승 차량인 롱레인지 2WD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의 공인 연비인 4.9km/kWh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시승 당일 다른 기자들의 평균인 6.4km/kWh에는 못 미쳤다. 가장 연비가 좋게 나온 기자의 경우 8.6km/kWh를 기록했다고 한다.

당초 홍보했던 ‘5분 충전, 100km 주행’을 달성하기 위해선 5분간 13kWh 용량을 충전한 뒤 약 7.7km/kWh 수준의 연비 운전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의 공인 연비인 4.9km/kWh는 전기차 효율이 떨어지는 겨울철 히터 사용 환경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인 환경에선 1회 충전 거리인 370km(롱레인지 AWD 프레스티지)~429km(롱레인지 2WD 익스클루시브 빌트인 캠 미적용)보다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아이오닉5의 배터리 용량은 72.6kWh이다. 안전과 관련된 충전 마진을 약 20%로 잡아 80% 이상 충전할 수 없게 돼 있다. 반면 과거 코나EV의 안전마진은 5% 안팎이었다. 테슬라 모델3의 경우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오닉5가 가장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현재 상태에서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아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배터리 용량을 제대로 활용하는 상황이 되면 훨씬 긴 주행거리가 예상된다.

◇초반부터 터지는 토크…높은 정숙성, 주행 안정감

운전의 재미 측면에서 아이오닉5는 아주 즐거운 경험을 느끼게 해준다.

전기차에 기대하는 폭발적인 초반 가속이 그대로 느껴진다. 시승차의 최고출력은 160kW, 토크는 350Nm이다. 내연기관 차량으로 환산하면 217마력, 35.7kg.m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체감되는 가속력은 수치 이상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주면 밟는 정도에 비례해 차가 쭉쭉 달려 나간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등으로 구성된다. 에코 모드는 페달에 둔감하고, 노멀에서 스포츠 모드로 이동할수록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이오닉5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브레이크의 답력은 회생 제동과 관련돼 일반적인 차량의 느낌과 이질감이 느껴진다. 더 세게 확인하듯이 밟아야 잘 서는 느낌이다. 하지만 회생 제동이 평소에도 작동하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밟다가 발을 떼고 탄성 주행 구간에 들어서면 속력이 줄어드는 느낌이 평소보다 강하게 든다.

내연기관 차량의 페들쉬프트에 해당하는 버튼을 통해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옵션 사항인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적응이 필요하다. 처음엔 사이드미러 위치로 시선을 두게 되나, 점차 적응이 된다. 적응만 되면 측면과 후방의 상황을 광각으로 촬영해 보여주기 때문에 모니터링 성능은 거울로 된 사이드미러보다 더 좋다.

승차감 측면에서 아이오닉5는 정숙성과 편안함, 안정성이 특징이다. 시속 100km에 달하기까지 풍절음과 노면소음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엔진이 없기 때문에 구동계통에 의한 소음과 진동이 전무하다시피 해 쾌적한 주행감성을 선사한다.

전체적으로 하체의 단단함 대비 편안한 승차감 측면에서 테슬라의 전기차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장점이다.

반면 자율주행 측면에서 테슬라의 '내비게이션 기반 오토파일럿(NOA)'이 보다 인공지능에 가깝다. 아이오닉5는 차선 이동을 자동으로 해주는 기능 등 기존 현대차‧기아의 차량들 대비 주행보조 기능이 자연스럽게 작동한다는 측면에서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

시승차는 아이오닉5 롱 레인지 2WD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가격은 5891만원(기본컬러/세제혜택 적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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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dkyo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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