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사양·스펙 문턱 없앤 클라우드 게임이 흐름 될 것" 엔씨·EA 나와 이통사 문 두드린 이유

정혜진 기자 2021. 4. 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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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게임 클라우드에서 즐기는 지포스나우
LG유플러스 박신영 책임·김동균 선임 인터뷰
박신영(왼쪽) LG유플러스 클라우드게임팀 책임과 김동균 선임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실행한 노트북과 단말기를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서울경제]

지난해 12월 출시된 PC 게임 대작 ‘사이버펑크 2077’는 설치하는 데만 6시간이 넘게 걸리고 PC 권장 사양이 크게 높아 많은 게이머들을 난감하게 했다. 그래픽 카드는 고사양에 속하는 엔비디아의 RTX2060·GTX3070급이어야 했고 그래픽 메모리 12GB, 저장 공간은 70GB SSD 이상의 사양이 필요했다. 이 게임을 LG유플러스(032640)가 운영하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지포스나우’를 통해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게이머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하는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게임팀 소속 박신영 책임과 김동균 선임을 이달 초 화상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박신영 책임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이후 NHN에서 야구 9단 게임을 기획했고 EA 코리아에서 일하며 피파온라인4 게임을 기획했다. 김동균 선임은 엔씨소프트에서 7년 간 일하며 게임 사업과 대규모다중사용자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개발을 맡은 전문가다. 두 사람 다 통신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력을 걸어왔다.

왜 클라우드 게임일까. 클라우드 게임은 이용자의 컴퓨터와 게임사 서버가 직접 통신을 주고 받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의 서버가 개인에게 PC와 서버를 임대해주는 형태다.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동안 클라우드 서버가 게임사 서버와 통신을 주고 받고 이용자는 이를 스마트폰이나 PC, 인터넷TV(IPTV)를 통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몇 시간을 기다려 게임을 설치하거나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줄 필요도 없다. 그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플랫폼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면 된다.

영화나 음악의 경우 넷플릭스,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을 즐기는 문화가 널리 퍼졌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 게임은 데이터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고 내가 반응을 한 게 화면에 빠르게 반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게임성을 제대로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컴퓨팅 성능이 좋아지고 5세대(5G)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가 빨라지면서 그간 클라우드 게임 상용화를 막았던 난제들이 빠르게 해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규원(왼쪽부터) LG유플러스 쿨라우드게임팀 선임, 장철운 책임, 박신영 책임, 김동균 선임이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실행한 노트북과 단말기를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이들은 아직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초기 시장이지만 2~3년 후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선임은 “지금 클라우드 시장은 전기자동차가 처음 나와 고성능 내연기관 차가 테슬라 로드스터와 경쟁하던 시기와 비슷하다”며 “전기차 보급에는 충전 시스템이 중요한데 그게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콘텐츠가 많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 지난해 출시된 사이버펑크2077가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PC에서는 하기 어렵고 콘솔에서는 최적화 이슈가 있었는데 클라우드 게임으로 즐기게 되면서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콘텐츠가 추가됐다”며 "생각의 전환이 발생할 수 있는 계기가 계속 생기면 컴퓨터를 새로 사거나 콘솔을 사는 것보다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 책임은 “사실 10년 전부터 클라우드 게임이라는 게 나왔지만 게임은 고도의 기술과 컴퓨팅 작업을 필요로 해서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5G 시대가 오고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며 “써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또 “활성화까지 향후 2~3년 뒤는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클라우드 게임을 선호할 만한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박 책임은 “게이머에게는 기기·장소·스펙의 제약을 무너뜨리며 커다란 메리트를 제공했고 게임사에는 고객이 게임을 최대한 즐길 수 있게끔 업데이트를 하고 운영체제별로 업데이트 하는 작업을 생략할 수 있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각각 잘 나가는 게임 기획자로 일했지만 이통사를 선택했다. 앞으로 게임 시장의 방향이 클라우드 게임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하지만 클라우드게임 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에서 늘 어려운 게 많다. 김 선임은 “패스트 팔로우 전략을 취할 수 없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클라우드 게임을 생각했을 때 지포스나우를 생각하게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 책임은 “PC게임 시장으로 들어왔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바일·콘솔 등 여러 게임을 어떤 장소, 기기에서도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그게 곧 클라우드 게임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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