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포수→홈런' 롯데 강태율 "얼떨떨하네요"

신창용 2021. 4. 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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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강태율(25)은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그전 경기까지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강태율은 시즌 첫 안타와 홈런을 동시에 수확하며 화끈하게 깨어났다.

마치 '인생 역전 만루홈런'처럼 강태율은 그동안의 무안타 침묵과 백업 포수로서의 설움을 통쾌한 홈런 한 방으로 깨끗이 씻어냈다.

KBO에서 이전까지 투수로 등판한 다음 날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해태 타이거즈 김성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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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해태 김성한 이후 39년 만의 진기록
롯데 포수 강태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강태율(25)은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투수 등판 다음 날 홈런이라 더욱더 극적이었다.

강태율은 지난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wiz전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회초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고 팀이 10-5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배트가 매섭게 돌았다.

강태율은 팀이 1-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1, 3루에서 kt 선발 이정현의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외야 스탠드를 향해 큰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했다.

그전 경기까지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강태율은 시즌 첫 안타와 홈런을 동시에 수확하며 화끈하게 깨어났다.

강태율은 바로 앞 경기인 22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는 이색 경험을 했다.

1-12로 승부가 기운 9회초 2사 1루에 등판해 공 9개를 던졌다.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는 강태율은 "등판해보니 투수들의 마음을 조금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운데로 보고 던져도 가운데로 들어가지 않더라. 이제 사인대로 투수들이 못 던져도 뭐라 할 수가 없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잊지 못할 경험은 이틀째 이어졌다.

마치 '인생 역전 만루홈런'처럼 강태율은 그동안의 무안타 침묵과 백업 포수로서의 설움을 통쾌한 홈런 한 방으로 깨끗이 씻어냈다.

전날에는 마운드에서, 다음날에는 타석에서 주인공이 됐다.

KBO에서 이전까지 투수로 등판한 다음 날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해태 타이거즈 김성한뿐이다.

39년간 잠자던 기록을 강태율이 소환해냈다.

강태율은 "생각하지도 못한 기록을 달성하게 돼서 다소 얼떨떨하다"면서도 "경기 전 목표했던 '팀 승리 기여'를 조금이나마 달성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강태율은 자신뿐만 아니라 투수 앤더슨 프랑코도 구했다.

프랑코는 지난 17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⅔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8실점(4자책)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다.

이날 새롭게 강태율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프랑코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 첫 승리를 수확했다.

프랑코는 "강태율의 리드가 좋았다. 타깃을 잘 설정해준 덕분에 던지기가 편했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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