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토크] 이낙연·정세균 추켜세운 코로나 치료제, 2월부터 사라진 까닭
선진국 백신 확보전 나서던 작년 6월
민주당,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초청 코로나 강연
이낙연, 정세균 잇따라 셀트리온 공장 찾고
국회에서 치료제 개발 토론회 간담회 열어
K-치료제 효과, 기대 못미치자 언급 사라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불거진 백신 수급 불안 해소 차원에서 당정 협의를 상시화하고, 원내 긴급 백신점검단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내용을 전달하고 "공개 당정 회의를 개최해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백신에 대한 소통을 늘리는 것에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6월 말까지 정부가 목표로 잡은 접종자 숫자(1200만명 )를 달성하기 위해 점검을 강화하고, 정부의 실행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했다. 현재 3%대에 불과한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민주당이 당정과 국민간 소통을 늘리고, 접종 센터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백신 수급 불안은 소통이나 접종 역량 부족이 아니라 물량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확한 백신 확보 물량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한국이 주력 도입했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은 혈전증(血栓症)과 같은 부작용 문제로 접종이 제한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5월 도입을 장담했던 모더나 백신은 글로벌 백신 확보 전쟁에 도입 시기가 하반기로 밀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선진국이 앞다퉈 백신 구매 경쟁에 뛰어들던 작년 6월, 우리 정부가 "외국보다 확진자·사망자가 적다"며 미적댄 것을 지목한다. 실제 우리 정부가 백신 확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게 작년 7월이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그 당시 코로나 치료제, 이른바 K-치료제 의 장밋빛 개발 계획에 빠져 있었다.

작년 6월 30일 민주당 내 공부모임인 '경국지모'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초정 강연을 열었다. 이날 강연엔 이낙연 전 대표와 김태년 전 원내대표가 참석했고, 서 회장은 코로나 상황과 바이오 산업에 대해 강연을 했다. 서 회장은 "내년이면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강연 이후 민주당은 많게는 한 달에 한 번, 적게는 두달에 한번씩 치료제와 관련한 강연, 토론회, 회의를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강연을 듣고 난 일주일만인 작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제2의 셀트리온을 육성하겠다"고 했고, 3개월 후인 작년 10월 18일에는 셀트리온을 직접 찾아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독려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가 임상 2상도 통과하기 전이었다.
민주당은 작년 11월 17일에는 국회에서 '코로나 치료제 개발 동향 토론회'도 열었다. 이 자리엔 민주당에서 이 전 대표와 전혜숙 의원,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 등 1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고, 셀트리온에서 서정진 회장은 물론 셀트리온의 기우성 부회장, 장윤숙 사장, 권기성 본부장 등이 총출동했다. 당 내에서는 그 당시 "치료제만 생기면 코로나도 무서울 것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신종플루도 무서운 병이지만, 치료제가 있으니 괜찮지 않냐"고 했다.

하지만 겨울철이 되자 확진자 숫자가 통제 불능 상태로 급증했다. 작년 12월이 되자 방역만으론 코로나 확산세를 잡기 힘들다는 비관론이 커지면서 믿을 것은 코로나 백신밖에 없다는 말이 나왔다. 영국 등 다른 국가들은 이미 백신 접종에 들어갔지만 그 때까지도 민주당은 '치료제' 개발에 기대를 걸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작년 12월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내 백신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같은 달 22일 셀트리온을 직접 방문해 "받아 국민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격려도 했다.
국회에서는 지난 1월 12일 두번째 코로나 개발 현황 간담회가 열렸다. 셀트리온 권기성 본부장을 포함해 종근당 등 신약사들이 모였했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이 전 대표의 말수는 작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지만 '기대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도 치료제에 대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임상 2상에서 셀트리온의 치료제는 해외 치료제보다 효과가 뛰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환자에게는 효과가 없고, 경증환자에게만 투여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치료제 가격도 1회 분에 50만원으로 책정됐다. 무리한 요구를 했다던 화이자 백신(19달러)의 25배 수준이었다. 지난 2월 이 전 대표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이후 민주당에서 치료제를 입밖으로 꺼내는 사람은 없다.

4월 현재 치료제의 성적은 처참하다. 무소속 전봉민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최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렉키로나(코로나치료제) 투약환자 현황'에 따르면 1분기 투약자 숫자는 1325명으로, 당국의 예상치(9000여 명 투약)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민주당의 치료제 맹신론은 국민들의 불신으로 돌아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9∼21일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대해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답이 69%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은 정부가 제시한 시한 안에 집단 면역이 형성될 정도로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단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안에서는 K치료제에 집중하다가 백신 확보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치료제를 너무 믿었단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감염병에서 치료제는 백신의 보조적 역할에 그치는 것이 정설인데, 국내 신약사들의 치료제 마케팅에 정치인들이 휘둘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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