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공수 존재감' 2021년 롯데엔 강태율의 시간이 흐른다 [MK시선]

안준철 2021. 4.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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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태율(25)이 2021년 히트상품 예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강태율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이대호의 투런, 한동희의 그랜드슬램까지 터트린 롯데가 10-5로 이겼다.

사실 강태율은 롯데의 기대주다.

2021년 롯데에는 강태율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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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태율(25)이 2021년 히트상품 예감을 높이고 있다. 연일 공수에서 존재감으로 남기고 있다.

강태율은 23일 수원 kt위즈전에서 39년 만에 프로야구 진기록을 세웠다. 이날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리면서 투수 등판 이후 다음 경기에서 홈런을 때린 선수로 기록된 것이다. 이는 프로 원년인 1982년 이후 처음이다. 프로 원년 3차례 기록이 있었는데, 모두 같은 선수가 기록한 것이었다. 주인공은 당시 해태 타이거즈 소속이던 김성한 전 KIA 감독이었다.

물론 차이가 있다면 당시 김성한은 투타겸업 선수였다. 10승과 두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유일무이한 선수다.

23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 3루에서 롯데 강태율이 스리런 홈런을 치고 허문회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강태율은 전문 포수다. 투수 등판은 알바(아르바이트)에 가깝다.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9회초 2사 1루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1-12로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다. 앞서 롯데는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승부가 기울자 투수력을 아끼기 위해 야수 3명을 올린 적이 있었다. 이번에 강태율의 차례였다. 연거푸 안타를 맞고 승계주자가 홈으로 들어왔지만, 이날 강태율은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첫 안타를 마수걸이 홈런으로 장식했다. 2회초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kt 선발 이정현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3점포를 날렸다. 이날 강태율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이대호의 투런, 한동희의 그랜드슬램까지 터트린 롯데가 10-5로 이겼다.

2021시즌 들어 강태율이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롯데의 고질적인 고민인 포수 문제를 해결해줄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2021시즌 주전 포수는 김준태(27)가 차지한 모양새지만, 최근 들어 도루 저지 능력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강태율은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허문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사실 강태율은 롯데의 기대주다. 2015년 신인 1차 지명자다. 다만 성장이 더뎠다. 강태율은 강동관에서 현재 이름으로 개명하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무섭게 성장했다. 강한 어깨와 타격 능력이 강태율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SSG랜더스와 시범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추신수(39)도 감탄하게 만들었다. 루킹삼진을 당한 추신수가 프레이밍이 좋다고 칭찬한 것이다.

이날도 홈런 한 방을 때렸지만, 본업인 포수로도 인상을 남겼다. 직전 등판에서 ⅔이닝 동안 61구를 던지며 8실점(4자책점)으로 프로야구 한 이닝 최다투구수 불명예 기록을 세운 외국인 앤더슨 프랑코를 각성시켰다. 프랑코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프랑코는 “강태율에게 정말 고맙다. 리드를 잘해줬고, (미트로) 타겟팅을 잘해줬다”고 엄지를 치켜 들었다.

경기 후 강태율은 “생각하지도 못한 기록을 달성하게 돼서 다소 얼떨떨하다”며 “경기 전 목표했던 '팀 승리 기여'를 조금이나마 달성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강태율은 전날 투수 등판으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항상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소박한 각오를 전했다.

롯데가 바라던 새 얼굴이, 포수 포지션에서 나왔다. 2021년 롯데에는 강태율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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