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코로나 특수 누렸지만..백신 맞고 야외활동, 후발주자 맹추격에 위기
1분기 신규 398만명…예상치 620만명 밑돌아
백신 효과로 사람들 밖으로 나오며 OTT 매력↓
디즈니+ 등 후발주자 맹추격까지…성장세 주춤
넷플릭스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혜를 봤지만, 올해 정반대 상황에 직면하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사람들이 집보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를 찾는 분위기도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경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부상이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며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는 최근 지난 1분기 398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예상했던 620만명에 못 미친 데다 1580만명이 늘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콘텐츠 제작이 급감했기 때문이다"라며 2분기 신규 구독자 수는 1분기보다 적은 100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부터 신규 콘텐츠가 대거 나오며 가입자 증가세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플릭스는 올해 하반기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위쳐’, ‘종이의집’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오리지널 작품의 새 시즌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환경이 넷플릭스에 도전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피피 포사이트(PP Foresight)의 파올로 페스카토레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덕분에 특수를 누렸던 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의 파티가 확실히 끝났다"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가 활동적인 일을 찾아 나서는 현상을 지적했다. 항공사는 올해 여름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하고 있고, 뉴욕, LA 등 미국 곳곳에서 영화관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식당, 호텔에서도 다시 사람을 뽑아 직원을 늘리고 있다. WSJ는 "지난해와의 구독자 수 비교는 올해 내내 넷플릭스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OTT의 선전도 넷플릭스에 큰 부담이다. 디즈니+, HBO맥스, 애플TV+, 아마존프라임 등 플랫폼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 수조원을 붓는 등 경쟁력을 키우며 넷플릭스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약 1년 반 전에 출시된 디즈니+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억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전 OTT 시장에 먼저 뛰어든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2억80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위기 요소는 넷플릭스 주가에도 반영돼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각)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04% 늘어난 71억6300만달러(약 8조원), 19억6000만달러(약 2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넘게 빠졌다. 올해 초 580달러대까지 상승했던 넷플릭스 주가는 현재 500달러도 위태로운 수준이다.
다만 성장 속도가 코로나19 대유행 시절만큼은 못 미치더라도 아직 전 세계적으로 OTT 시장이 이제 막 무르익기 시작한 단계라 넷플릭스가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넷플릭스가 10년간 순탄하게 성장해왔으며 지금은 약간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또 최근 할리우드 제작사 소니픽처스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깜짝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소니픽처스는 마블 콘텐츠 ‘베놈’, ‘스파이더맨’, ‘모비우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제작사다. 넷플릭스는 10억달러(약 1조1185억원)를 내고 2022년부터 5년간 소니픽쳐스 영화를 독점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OTT가 갖는 콘텐츠 색깔이나,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이 모두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디즈니+의 부상을 넷플릭스의 하락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좋은 콘텐츠가 나올수록 그만큼 찾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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