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탄 인천 부동산 시장.. "광역시 중 가장 뜨겁다"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서울보다 높은 것은 물론 6대 광역시를 통틀어 가장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키 맞추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데다 교통 개발 계획 등의 호재가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둘째주까지 인천 아파트 값은 5.91% 올랐다. 서울 상승률(1.12%)의 다섯배가 넘는 수준이면서 6대 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한달간 상승세가 강했다. 인천의 지난달 둘째주 대비 이달 둘째주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2.19%였다. 같은 기간 서울과 경기는 각각 0.30%와 1.79% 상승했다.
KB 리브부동산 월간 아파트 매매지수를 봐도 인천의 지난 1월 대비 3월 아파트 상승률은 4.28%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은 2.95% 올랐다.
인천의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송도 신도시가 있는 연수구다. 연수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4월 둘째주까지 10.54% 상승했다. 의왕(13.73%), 안산 상록구(11.25%), 고양 덕양구(10.77%)에 이어 전국 시군구 중 4번째로 많이 올랐다.
청라 신도시의 서구와 남동구도 각각 6.31%와 5.3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남동구는 지난 2월 광명·시흥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기초 지자체인 시흥과 인접해 있다.
상승세가 강하다보니 최고가 거래도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천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비율은 ▲1월 45.83% ▲2월 48.95% ▲3월 49.64%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의하면 지난 1월 8억9000만원(18층)에 거래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더샵센트럴파크1차 전용면적 106.92㎡는 지난달 10억4800만원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두 달 만에 1억5000만원이 올랐다.
그간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중구 영종신도시의 영종 스카이시티 전용 98.94㎡는 지난 2월 5억5000만원(8층)에 거래되던 것이 한 달 뒤에는 6억5000만원(17층)까지 올랐다. 서구 청라 신도시의 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59.75㎡는 지난 1월 5억8000만원(22층)에서 지난달 6억5000만원(26층)으로 상승했다.
구축 단지도 상승세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993년 준공된 계양구 작전동 현대 2-2차 84.93㎡는 지난달 3억4500만원(18층)에 거래됐다가 지난 6일 3억7000만원(18층)으로 한달도 안 돼 2500만원 오른 신고가를 썼다. 1991년 지어진 미추홀구 관교동 동부 아파트 84.87㎡는 지난 1월 2억9000만원(14층)에 팔렸는데, 지난 8일에는 4억900만원(9층)으로 앞자리 수가 두단계나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서울과 경기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인천 아파트가 본격적인 키 맞추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8.87%로 6대 광역시 평균(8.69%)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경기도 상승률(11.44%)보다는 제법 낮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천의 아파트값은 수도권 전체와 비교할 때 아직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면서 "특히 인천 구 도심지는 90년대 준공된 단지들이 많아 신축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재개발 등 정비사업 호재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인천은 그동안 송도 신도시를 제외하면 수도권의 가격 상승 영향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다"면서 "최근 실수요 중심의 시장 추이와 그에 따른 ‘키 맞추기’ 현상으로 송도 신도시 외에 남동구·부평구·서구 등 기존 주거지구에까지 키 맞추기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통 호재도 인천의 상승에 힘을 더하고 있다. 현재 거론된 인천의 교통호재만 해도 송도까지 이어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비롯해 ▲서울 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 ▲인천 2호선 검단 연장 등이 있다. 함 랩장은 "서울과의 접근성을 크게 향상하는 GTX-B 노선이 핵심이고, 그 밖에도 지하철과 월곶·판교선 등이 개발되면 수도권 통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의 인천은 IT·BT 산업 기반이 마련된 송도 신도시와 2기 신도시의 마지막 주자 검단 신도시를 두 축으로 삼아 변신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인천의 상승 추세가 계속될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렸다. 이은형 연구원은 "인천이 수도권의 ‘막차’를 탄 만큼 다른 지역들보다 상승세가 그만큼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박합수 위원은 "내년 이후 서울보다 많은 3만 가구 정도가 입주할 것으로 예정됐지만, 가격 하락 요인보다는 신축을 통한 수요 흡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3000가구에 이르던 검단 신도시의 미분양 아파트와 중구 영종 신도시의 미분양 아파트가 급격히 해소되고 있는 것이 방증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반면 함 랩장은 "서울, 경기, 인천 순으로 이어지는 수도권의 상승 랠리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서울과 경기 핵심부는 이미 너무 가격이 올라 한계가 나타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인천도 상승세가 계속되리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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