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깬다" 홍원기 감독 반성&다짐, 키움 어떻게 달라질까[MD이슈]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초반 고전한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공백, 조쉬 스미스의 실패, 조상우(복귀), 한현희(복귀), 이영준(시즌 아웃), 이승호, 박준태, 임지열 등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뚝 떨어졌다.
여기에 보직을 선발로 옮긴 안우진, 새 주전 유격수 김혜성, 새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등도 자신의 역할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선발, 불펜, 타격, 수비 모두 예년만 못하다. 14일 고척 LG전부터 21일 대전 한화전까지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초보 사령탑' 홍원기 감독은 그 과정에서 처절한 반성을 했다. 그러면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라고 했다. 초보 감독이라고 봐주는 팀은 없다.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깨달았다.
홍 감독은 23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프레이타스의 포수 기용을 선언했다. 상징적인 사건이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시즌 운영의 큰 틀을 바꾸거나, 과감한 벤치워크도 가능하다고 알린 것이다. 그동안 홍 감독은 원래의 밑그림에서 최대한 인내했고, 주축 선수들에게 믿음을 많이 줬다. 최대한 경기 개입을 자제했다.
홍 감독은 "내가 너무 앞장서서 뭘 하려는 건 아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뭘 채워야 할까'라고 고민했다.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개입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 시작이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프레이타스를 포수로도 기용하겠다고 한 건, 시즌 개막 전에 프레이타스가 국내선수들보다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버린 것이다. 프레이타스가 포수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 프레이타스가 붙박이 지명타자를 맡는 것보다 국내 타자들에게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적용, 적절한 수비 휴식을 주는 게 팀 공격력 측면에서 낫다고 봤다. 프레이타스 역시 지명타자만 하는 것보다 수비를 하면서 경기에 나가는 게 타격에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다만, 프레이타스는 포수 첫 경기서 포구와 송구에서 잇따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예로 이정후와 박병호의 활용법이다. 두 주축타자는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정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이정후 3번-박병호 4번'을 거의 유지해왔다. 이 틀도 깼다. 박병호는 7연패서 벗어난 22일 대전 한화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23일 고척 SSG전서는 6번 타자로 나섰다.
홍 감독은 "중심타자 이정후와 우리 팀과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박병호가 그 자리(클린업트리오)에 있는 게 힘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패 기간에 이 선수들이 '해야겠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더 안 풀렸다. 내가 선수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 반성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붙어 있는 게 서로 부담 된다. 해결이 안 된다. 그 여파가 박병호까지 가는 바람에 결과가 안 좋았다. 타자 컨디션이나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타순 조정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불펜 운영에도 변화를 시사했다. 장재영의 극심한 성장통에 본인의 책임도 있다고 고백했다. 홍 감독은 "장재영은 편한 상황에 올려서 좋은 흐름으로 가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KT전(17일 수원, 1피안타 4사사구 4실점)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볼넷, 사구가 나오면 흐름도 끊고 다독여줘야 했는데 믿어줘야 한다는 생각, 교체 타이밍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불펜 투수들이 이닝을 마무리하게 믿어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연패기간에 흐름이 안 좋다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좀 더 과감한 교체로 경기흐름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홍 감독은 코치로 잔뼈가 굵지만 감독으로선 본격적으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시즌 전 구상, 신념을 때로는 과감히 포기하고 바꿀 줄 아는 유연성도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런 점에서 홍 감독의 반성과 변화 선언은 고무적이다. 일단 23일 경기서는 포수 프레이타스가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봐야 한다.
홍 감독은 "연패를 끊었지만 위기는 또 올 수 있다. 팀을 위해 어떤 방형으로 가야 할 것인지 생각해봤다. 좋은 선수들을 우선 쓰고 좋은 과정을 통해 강팀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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