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호미페 걱정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33·쿠바)는 ‘안타 제조기’다. 2019시즌 두산에 합류해 197안타로 리그 최다안타왕에 오른 그는 지난 시즌에도 19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최다안타 타이틀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약점도 뚜렷했다. 수비가 약해 거의 지명타자로만 나서야 하고, 주력이 워낙 떨어져 병살타도 많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시즌 26개로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워낙 많은 안타를 생산하기에 두산은 2021시즌에도 페르난데스와 함께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입국한 페르난데스는 몸무게가 많이 늘어난 모습으로 두산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들어가면 체중이 빠지는 스타일”이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시즌 첫 5경기에서 타율 0.188로 부진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시즌 준비가 덜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10일 한화전에서 2루타만 3개를 뽑아내며 건재함을 알린 그는 꾸준히 안타를 때렸다. 18일 LG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며 시즌 타율을 0.313까지 끌어올렸다. 페르난데스는 20~22일 롯데와 벌인 3연전에선 13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어느새 타율은 0.344가 됐다.
페르난데스는 23일 선두 NC와 벌인 잠실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3회말 솔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호포. 그의 홈런에 두산 팬들은 “오늘은 야식을 먹어도 된다” “페르난데스의 두둑한 뱃살은 야구 주머니”라며 즐거워 했다.
페르난데스는 4회말엔 2사 1루 상황에서 볼넷을 얻었다. 상대 선발 송명기가 몸쪽으로 던진 공을 배트를 빠르게 버리며 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말 페르난데스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중간에 안타를 뽑아냈다. 우익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한 그는 대주자 안권수로 교체되며 이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주자 안권수가 재치 있는 슬라이딩으로 점수를 3-0으로 벌린 두산은 5대1로 승리했다.
2019시즌부터 두산에서 뛰며 한 번의 우승, 한 번의 준우승을 경험한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안타 행진을 벌이며 최다안타왕 3연패(連覇)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페르난데스의 올 시즌 기록은 타율 0.359, 3홈런 8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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