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극장' 가까스로 폐업..에이스는 "즐거웠다" 감상평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보면서 즐거웠다"
끝까지 쫄깃한 승부가 펼쳐졌다. LG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2-1 1점차 승리를 챙겼다.
이날 LG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선발투수로 나온 앤드류 수아레즈였다. 수아레즈는 6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으면서 삼진 10개를 잡는 환상적인 투구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52km까지 나온 강속구를 필두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배합해 한화 타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사실 수아레즈에게는 중요한 한판이었다. 수아레즈는 KBO 리그 데뷔 첫 2경기에서 14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으나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흔들리면서 고비를 맞았다.
수아레즈는 두산전에서의 부진을 두고 "투수로서 불리한 볼카운트를 가져가면 안 되는데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허용한 것이 부진의 요인이었다. 그런 경기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겪은 시련이었지만 수아레즈의 멘탈은 흔들림이 없었다. "시즌이 워낙 길고 경기가 많다보니 좋지 않은 경기는 빨리 잊으려고 했다"는 것이 그의 말. 단단한 그의 멘탈을 읽을 수 있다.
수아레즈가 6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지만 그의 승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LG 타선은 수아레즈에게 겨우 1점만 지원했을 뿐이었다. 9회초 김현수의 홈런으로 2-0으로 달아났지만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LG는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연투를 했고 이정용도 전날(22일) 37구를 던져 이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마무리 상황이 온다면 정우영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됐다.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마무리투수 역할을 하려니 어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우영이 9회말 흔들리면서 어느덧 점수는 1점차까지 좁혀졌다. 자칫 잘못하면 수아레즈의 승리가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 다행히 정우영이 임종찬을 삼진으로 잡으면서 경기는 LG의 2-1 승리로 종료됐고 수아레즈는 시즌 3승째를 따낼 수 있었다.
하마터면 'LG 극장'이 개장할 뻔한 순간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수아레즈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런데 수아레즈의 반응이 의외였다.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는 수아레즈는 "정우영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보면서 즐거웠다"라고 웃음을 보이기까지 했다.
타선이 진작 득점 지원을 많이 해줬더라면 수아레즈가 여유롭게 승리를 챙겼을지도 모른다. 혹시 타선 지원이 넉넉하지 않아 투구하는데 영향은 없을까. 실점을 하면 안 된다는 압박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수아레즈는 "압박을 받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투수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시즌이 지나면 투수들이 조금 좋지 않을 때 분명 타선에서 공격적인 모습이 나올 것이다. 아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멘트 역시 '에이스'였다.
LG의 수비력에 대한 말에는 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우리 팀 수비는 정말 훌륭하다"라는 수아레즈는 "타구가 인플레이가 됐을 때 우리 팀의 탄탄한 수비가 있기 때문에 내가 던질 수 있는 자신감이 나온다"라고 팀 동료들을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강력한 투구 만큼 강철 멘탈을 가진 수아레즈가 LG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아레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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