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자리·가치 창출할 '한의약 세계화'

이수진 상지대 한의과대학 교수 2021. 4. 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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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계적으로 자연치료와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의학 및 보완대체의학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다양한 한약재를 활용한 건강식품·의약품의 소비 증가와 침치료·요가 등 의료건강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세계시장 규모가 2018년 715억달러에서 2030년 3800억달러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통의학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침치료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간 4억5000만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독일, 스위스 등은 침치료와 한약(생약)을 이용한 치료법에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보완대체의학을 활용하고자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더 적극적이다. 중국은 2016년 전통의약을 육성하는 중의약법을 제정하고 2030년까지 중의약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중의약 제품 수출 지원을 강화하고 외국 의료인 임상 연수를 적극 유치해 ‘친중의약’ 세력을 만들고 있다. 일본도 양방의학 치료에 한계가 있는 기능성 소화기질환, 심뇌혈관 질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의약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한국도 오랜 역사를 통해 발전해 온 한의약 처방과 임상경험, 다양한 토종 한약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약 수출과 외국인 환자 유치 등은 양방의 5% 수준에 불과해 미약한 실정이고, 외국인의 한의약 인지도 또한 50% 수준에 불과하다. 한의약 세계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민관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지도가 높은 미국 대학병원 등에 한의과를 개설해 진료와 교육을 병행하면서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는 방법은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외국 의료인에게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임상연수 등을 실시하여 한의약의 과학화·현대화를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일본에서 한국의 전통의서인 <동의보감>의 인기가 높다. 일반인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동의보감>을 탐독하는 모임이 수백개나 있다. 따라서 외국인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활 속에서 한의약을 활용하여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건강강좌를 진행하여 한의약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의약 수요를 조사하고, 한류를 활용한 한방의료기관 홍보를 강화해 숙달된 의료코디네이터와 통역원을 양성하면 외국인 환자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 등이 제한되고 있는 지금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한의약 세계화를 통해 일자리 10만개와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범정부 지원체계를 구축, 현재 시범 가동되고 있는 온라인 한의약 홍보교육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한의약 세계수출기획단(TF)을 가동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수진 상지대 한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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