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투기 의혹' 강기윤 의원 가족회사 수사

유희곤 기자 2021. 4. 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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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금속공업 등 2018년 진해항 부두 터, 감정액 절반 수준 매입
불법대출·일감 몰아주기 등 수사..전 행복청장은 피의자 소환

[경향신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부동산 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61)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수본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세종시 토지를 매입한 혐의(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를 받는 이모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66)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경남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23일 “특정 기업의 부동산 관련 부정대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2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본인 명의로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 5명 중 1명과 관련됐으며 주거지나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경찰은 강 의원 가족회사와 시중은행을 압수수색했다. 강 의원이 지난달까지 대표였던 일진금속공업과 일진금속 자회사인 일진단조공업은 2018년 3월 경남 진해항 제2부두 터 약 8만㎡(2만4000여평)를 감정액의 절반 수준인 270억원에 산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 측은 일진단조의 김해 공장 이전을 위해 땅을 샀다는 입장이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2019년과 2020년 일부 토지를 매도해 약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기업이 해당 토지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법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성산구의 과수원 토지보상금을 받는 과정에서 나무 그루수를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이를 편취했다는 의혹,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편법으로 증여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이 전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6일 이 전 청장 자택과 행복청 등을 압수수색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 전 청장은 2013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차관급인 행복청장을 지냈다. 특수본 수사 대상 중 선출직을 제외한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직원 중 가장 직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재임 중인 2017년 4월 말 부인 명의로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 토지 2필지 2455㎡를 매입했다. 경찰은 이 전 청장이 인근 와촌·부동리 일대가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된다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퇴임 4개월 후인 그해 11월 말에는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 토지 622㎡와 부지 내에 지어진 철골 구조물 246㎡를 9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토지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정류장과 약 400m 떨어져 있다. 행복청은 2014년부터 행복도시 조치원 연결도로 확장사업을 추진했고 2016년 12월 BRT 2개 정류장을 신설하는 안이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내부정보를 이용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대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용인시 공무원 3명과 관련해 처인구청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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