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영역 확장..곳곳서 충돌
[경향신문]
‘애플 대 반(反)애플’의 갈등 전선이 짙어지고 있다.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로 시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그 영역에서 활동하던 업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다. 경쟁사들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높은 점유율과 자체 운영체제(iOS)를 이용해 애플에 유리하도록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산하 반독점소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는 애플의 경쟁사들이 나와 애플의 행태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애플뮤직과 경쟁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호레이시오 구티에레즈 최고법률담당자는 “애플의 반경쟁적 행위를 제소한 후 앱스토어에서 ‘스포티파이를 삭제한다’거나 ‘업데이트를 위해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스포티파이는 2019년 유럽연합(EU)에 자사 앱에 이점을 주고 타사 앱에 불이익을 준다며 애플을 제소한 바 있다.
위치추적 액세서리를 애플보다 먼저 내놓은 ‘타일’은 “아이폰에서 위치추적이 잘되는 초광대역(UWB) 무선통신 기술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애플로부터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지난 20일 처음 공개한 위치추적 액세서리 ‘에어태그’에는 UWB 기술을 지원했다.
메신저 시장에선 애플 아이메시지(iMessage)와 페이스북 왓츠앱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메시지가 모든 아이폰에 기본 탑재돼 있고, 애플이 앱 운영에서 아이메시지에 우선권을 주고 있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에서 왓츠앱이 페이스북으로부터 분리돼야 한다는 반독점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메시지의 아이폰 기본 탑재 문제를 부각해 왓츠앱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애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메시지 기능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미국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메시지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0%대 후반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12를 출시한 지난해 4분기에는 65%로 2위 삼성(16%)에 크게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애플 점유율이 워낙 높은 데다, 애플이 운영체제를 관리하는 심판을 보면서 직접 앱을 운영하는 선수로 뛰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갈등은 피하기 어렵다”면서 “한국에선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로 분리돼 있어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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