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정보 활용' 땅 투기한 LH 직원 친인척 구속

사진=뉴스1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 부서에서 근무하며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로 구속된 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친인척이 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조형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LH 직원 A씨의 친인척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B씨는 2017년 3월 A씨 등과 함께 주변인 명의 등으로 광명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 1만7000㎡를 25억여원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토지 시세는 최근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초 광명·시흥 사업본부로 발령받아 이 땅을 살 당시 광명·시흥 지역의 개발지역 선정 등 도시개발 관련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그는 이곳에서 3년가량 일한 뒤 지난해 초 다른 본부로 이동했다.

이들이 산 땅이 있는 곳은 2010년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됐다가 LH의 자금난등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이어 2015년 지구 지정이 해제된 뒤 특별관리지역으로 관리돼 오다가 올 2월 3기 신도시로 선정됐다.

앞서 경찰은 B씨와 함께 토지를 매입한 A씨와 지인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들이 확정판결을 받기 전 문제의 토지들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한편, A씨 등이 자신의 돈을 투자한 이 땅 외에 현재까지 노온사동 일대에는 A씨의 친구 등 지인 36명이 22개 필지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각각의 구매 시점은 A씨가 근무처에서 특정 개발 관련 결정 사항이 확정될 시기와 맞물려 있어 경찰은 A씨가 내부 정보를 주변에 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