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문 정부의 여성할당제 탓 최고 장관들 임명 못해"
[경향신문]
국민의힘의 4·7 재·보선 압승 이후 촉발된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잡기 경쟁이 ‘여성할당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젠더 이슈를 협소한 시각으로만 보고 남녀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은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경화 전 외교부·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거명하며 “문재인 정부의 내각 30% 여성할당제에 의해 최고의 장관들을 임명하지 못했던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언론 기고문에서도 “공정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첫 단추로 할당제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며 “민생이 급한 상황에서 최고 실력자를 기용하지 않고 수치적 성평등에 집착했으니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재·보선 기간 국민의힘의 2030 마케팅을 주도하면서 20대 남성 표심을 끌어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 이후에도 이공계 대학 국가장학금의 여성할당제를 비판하는 등 20대 남성을 ‘대변’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이 그간 젠더 문제를 도외시해왔다”며 “확실한 입장을 정하고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의 ‘이대남 공략하기’를 두고 본질은 비켜간 채 남녀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지난 22일 SNS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언론기고문을 “아주 질 나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국무위원 인선의 문제는 ‘내 사람’ 바운더리 안에서 인사를 찾느라 전반적으로 적절한 인사를 배치하지 않았던 것이지, 여성을 기용해서 문제가 벌어진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SNS 등을 통해 ‘반여성주의’라면서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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