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조기유산 일으키는 자궁근종..숫자로 보니

박효순 기자 2021. 4. 23. 20: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35 35세 이상 여성 40~50%서 발견
50 50%는 월경과다·골반통증 증상
30 30세 이후 1년에 한번 검진 권장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자궁을 이루는 평활근의 근육세포가 부분적으로 자라 혹이 되는 것을 말한다. 방치할 경우 크기가 커질 수 있고 불임이나 조기 유산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일찍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질환 관리와 완치에 매우 중요하다.

학계에 따르면, 자궁근종은 국내 35세 이상 여성 40~50%에서 발견되는 흔한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월경과다·골반통증 등으로, 20~50%에서 나타난다. 근종의 크기가 아주 큰 경우에는 아랫배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근종이 커지기까지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생리기간이 아닐 때 부정출혈이 생기거나, 생리과다와 생리통이 심해지고 큰 이유 없이 체중 변화가 생겼다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며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자궁근종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점막하 근종이다. 자궁내막 하층에 발생한 근종으로 합병증이 가장 많고, 작은 크기로도 출혈의 원인이 되기 쉽다. 또한 육종변성의 위험이 크고 감염, 화농, 괴사 또한 잘 일어난다. 둘째, 근층 내 근종이다. 자궁근층 내 깊숙이 위치하며 월경량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셋째, 장막하 근종이다. 자궁을 덮고 있는 복막 바로 아래에서 발생하며, 근종이 늘어져서 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정기적인 관찰이 기본이지만 크기가 크거나 심한 증상을 보일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김용욱 교수가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용욱 교수는 23일 “자궁근종은 빠르게 자라지 않는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지켜보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근종이 계속 커지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자궁근종절제술, 자궁절제술, 자궁근종용해술, 약물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자궁근종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보통 30세 이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30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자궁근종은 비만한 여성에서 위험도가 높으며, 적절한 운동과 채식이 자궁근종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최근 20대 젊은 여성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궁근종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연령(30세 이상), 가족 중에 자궁근종이 있었던 가족력, 임신 경험이 없는 경우, 비만 등이 꼽힌다.

자궁근종은 임신 시기에 따라 영향을 미친다. 임신 전에는 불임 위험이 증가한다. 임신 제1기에는 유산율을 높인다. 임신 제2기에는 근종의 급격한 비대로 동통, 압통, 발열 등이 생길 수 있다. 임신 제3기에는 조산, 태반조기박리증, 전치태반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분만 시에는 자궁무력증, 출혈, 산도의 기계적 폐쇄로 인한 난산의 원인으로 상당히 작용하게 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경우 자궁근종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리량이 많아지고 덩어리가 나올 때, 생리 주기가 자꾸 앞당겨지고 불규칙한 출혈이 있을 때, 아랫배에서 무엇인가가 만져지고 생리통이 심해질 때, 아래에 묵직함이 느껴지고 밑이 빠질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이유 없이 어지럽고 피곤할 때, 불임과 유산 경험이 있을 때 등이다.

자궁근종 제거를 위해 최근에는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수술이나 로봇복강경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단일공(단일 통로) 복강경수술은 통증이 적고 흉터가 안 보이는 장점이 있어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