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 다 같은 오십견이 아니다 [의술인술]

이상현 서울시 서남병원 정형외과 과장 2021. 4. 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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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깨 관절은 여러 관절 중 가장 운동범위가 넓고 움직임이 자유로운 관절이다. 손, 손목, 팔꿈치를 포함한 상지의 움직임에 중요한 대들보 같은 관절들이 있기 때문에 어깨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면 일상생활이 어렵다. 어깨통증은 성인의 60% 정도가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을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다. 운동이나 야외활동 등 활동량이 늘어나는 요즘, 어깨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어깨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며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하고 버티다 보면 치료 시기를 놓쳐 더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될 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찾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오십견의 정확한 질환명은 동결견으로, 어깨가 얼어 있는 것처럼 굳고 뻣뻣해 움직일 수 없고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어깨뼈를 감싸는 관절 주머니에 염증이 생겨 유착되며 쪼그라들어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동결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서서히 줄어들고 운동 범위도 조금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적절히 치료하지 않는 경우 일부는 어깨 운동이 제한될 수 있다.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자가 운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무작정 참고 운동을 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적절한 약 복용과 주사 치료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먼저 제거한 후 관절 가동범위를 회복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도 호전이 되지 않는 일부 환자의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유착된 관절막을 풀어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회전근개 질환과 동결견은 증상이 비슷해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질환은 운동범위에서 차이를 보인다. 팔을 스스로 들어 올리거나 뒷짐지기조차 어려운 동결견과 달리,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된 힘줄 때문에 통증이 발생하고 근력이 약화되지만 끝까지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아 전문의 진료와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동결견이라 잘못 판단하고 방치하다 보면 충돌이 오래 지속되면서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어 어깨 힘줄이 파열될 수 있다.

모든 어깨 힘줄(회전근개)의 파열이 심하지 않다면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통증 원인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는 ‘초음파유도하 주사’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한 번 파열된 힘줄은 대부분 다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파열의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가 있다. 무조건 비수술적 치료법만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뜻이다. 수술은 5㎜ 정도의 작은 구멍으로 카메라가 달린 관절 내시경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최소 침습 관절내시경 등으로 시행한다.

무엇보다 어깨 건강을 위해서는 평상시에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 등 생활 속 스트레칭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컴퓨터 작업을 장시간 지속하는 경우 1시간마다 목과 등, 어깨를 가볍게 스트레칭해주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팔꿈치를 들고 작업하는 경우, 견갑골과 어깨 주변 근육이 수축하고 경직되어 통증이 발생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는 눈높이 또는 약간 아래로 두고 사용하고, 어깨를 전체적으로 웅크려서 장시간 사용했다면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상현 서울시 서남병원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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