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두 번째 '우주 민간 수송' 시작됐다

우주인 4명을 태운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이 23일 오후 6시 49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재활용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NASA 유튜브 캡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3일 오후 6시 49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네 명의 우주인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발사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4명의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낸 '크루-1' 미션 이후 158일 만에 두 번째 발사에 성공하면서 민간 우주 수송 분야에서 다시 한번 신뢰도를 높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크루 드래건이 재활용 로켓 '팰컨9'에 실려 지상 408km에 있는 ISS를 향해 떠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오후 6시 49분 날아오른 크루 드래건은 예정대로라면 24일 오후 6시 10분에 ISS에 도착한다. 현재 익스페디션 65 임무를 통해 먼저 ISS에 도착한 NASA 소속 우주인 3명과 앞서 크루-1 미션으로 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 4명이 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크루-2'라고 이름 붙은 이번 미션은 NASA와 스페이스X가 계약한 6번의 '우주 민간 수송' 임무 중 두 번째 임무다. 이번 임무에는 NASA 소속 우주인 셰인 킴브러와 메건 맥아더, 유럽우주국(ESA) 소속 우주인 토마스 페스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우주인 호시데 아키히코 등 지난해 7월 참가가 확정된 우주인 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우주왕복선, 소유즈 로켓 등을 타고 우주 비행을 경험했던 베테랑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5월 시범 비행의 일환으로 수행한 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유인 우주선 '드래건'에 태워 ISS에 보냈다가 8월 다시 지구로 귀환시키는 '데모-2' 임무에 성공했다. 이어 11월 16일 공식 임무인 '크루-1'을 통해 우주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ISS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서 NASA 소속 우주인이 처음으로 재사용 로켓과 재사용 캡슐을 한 번에 타는 기록이 쓰였다. 크루 드래건은 앞서 데모-2 미션에 쓰였던 드래건을 재활용해 만들었고 팰컨9은 이번 비행을 포함해 우주 비행에 총 119번 활용됐다. 팰컨9의 2개 추진체 중 1단 추진체는 이번 임무까지 80번 활용됐다.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가 시작되고 약 9분 후 분리된 1단 추진체를 대서양에서 다시 회수할 예정이다.

ISS에 무사히 도착하면 크루-2에 참여한 우주인 4명은 약 6개월 동안 ISS에 체류한다. 앞서 익스페디션 65 임무로 머물고 있는 NASA 소속 우주인 3명과 함께 인간 장기를 작은 칩 형태로 만든 생체 조직칩을 이용해 미세중력 환경에서 약물과 백신의 효과, 질병의 진행 과정, 노화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미세 중력 환경에서는 생체 조직의 반응 속도가 빨라 지구에서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리는 연구를 단 기간에 수행할 수 있다. 이밖에도 ISS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소형 패널을 추가하는 운용 임무도 수행한다. 이들은 올해 가을쯤 지구로 복귀한다. 

한편 크루-1 미션을 통해 이미 ISS에 정박하고 있는 우주인 4명은 28일 ISS를 떠나 지구로 복귀한다. 현재 ISS에 머물고 있는 4명의 우주비행사가 성공적으로 지구로 귀환하면 2011년 7월 21일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가 마지막 우주 왕복 임무를 수행한 후 9년 만에 민간 주도 우주인 수송에 성공하게 된다. 이들은 미국에서 ISS로 발사한 유인 우주선 임무를 기준으로 하면 우주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  

팰컨9 발사 20분 전 '크루-2' 미션에 참여한 우주인이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 안에서 대기 중이다. NASA 유튜브 캡처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